[건설은 상상력 산업이다]親환경..기술이 집을 숨쉬게 한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건설은 모험과 상상력이 가득한 산업이다. 지금 건설업계가 '창의영토'를 찾아 대장정에 나섰다. 창의영토는 전혀 새로운 영역이 아니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대지진과 쓰나미, 그에 따른 일본 원자력발전소 폭발과 방사능 유출, 중동 민주화 바람과 국제적으로 비화된 리비아 사태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지금도 시시각각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원전 르네상스의 불확실성, 리비아 등 중동 사태에 따른 불안 등 국내 건설업계는 심각한 도전과 위험에 직면해 있다. 내적으로는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와 공공부문 공사수주 급감 등으로 좀처럼 성장동력을 찾기가 어렵다. '위기는 곧 기회'다. 그 기회 역시 건강하게 살아남은 자에게만 돌아가는 몫이다. '규모가 작아서, 인재가 없어서, 경기불황이 계속돼서...' 덫에 갇힌 기업들이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봐 왔다.진화(evolution)는 살아남기 위한 종(種)들의 몸부림의 결과다. 이런 차원에서 국내 건설업계의 생명력은 뿌리가 깊다. 중동 모래바람과 싸우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대역사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해외수주 신기록을 달성했고 세계 곳곳에서 신화를 창조했다. 최근 건설업계는 그린홈, 녹색기술, 유비쿼터스 등 첨단 전기전자(IT) 기술을 접목한 주택, 도시 건설에 나서고 있다. 원자력, 풍력,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플랜트 공사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토목, 건축 등 고유영역에서 퍼플오션(치열한 경쟁 시장인 레드오션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을 조합한 말)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위기 속에서 창의영토를 향해 전진해 나가고 있는 건설업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건설업계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공기업 '그린홈'..공공에도 에너지절약 주택 바람=대형 건설사들은 물론 공기업들도 앞다퉈 '그린홈' 개발과 적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린홈이란 냉ㆍ난방, 조명 등에 소비되는 에너지와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 한 친환경 주택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그린홈 기술로 분양주택에 대략 60~70여 가지 적용이 가능하지만 기술 수준만큼 중요한 것이 상업성이다. 건설업계와 공기업들은 일단 분양가 상승요인이 크지 않으면서도 효과가 뛰어난 단열, 전기전자(IT) 관리기술을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 그 폭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우리가 사는 공동주택에 이 같은 기술들이 적용되면 적어도 10년 내 현재의 관리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제로(0) 주택'의 실현이 가능하다.  공공주택에도 '그린홈'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시 SH공사 등이 공급하는 공공 분양주택이나 임대아파트에는 아직 에너지 절감 효과가 탁월한 그린홈을 적용한 사례는 없다. LH와 SH공사는 이 같은 기술이 집약된 주택을 올해 분양주택에서부터 도입해 그 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린홈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단열과 기밀성능 강화다. 건물 외부로 열을 빼앗기는 것만 막아도 에너지효율은 크게 높아진다. 외부환경 개선과 전기전자(IT) 관리기술 적용, 신재생에너지 냉ㆍ난방 연료 사용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기술이다. LH와 SH공사는 먼저 보금자리주택과 서울 마곡지구 아파트에 이 같은 그린홈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미래를 짓는 그들=LH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와 2, 3차 지구 아파트를 친환경 주택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현재 법규에서 정한 에너지절감률을 임대는 20%, 분양주택은 30%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에너지절감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입주자들 입장에서는 그 만큼 관리비 부담이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보금자리주택에 쓰이는 단열재 성능이 강화되고 두께도 두꺼워 진다. 기밀성능 강화를 위해 외부창호는 Low-e(아르곤) 복층 유리 이중창이 적용된다.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위해서는 세대내 대기전략 차단장치, 일괄소등 스위치, 주침실 LED 조명이 설치되고 공용화장실에는 자동점멸 조명 스위치가 적용된다. 고단열 창호ㆍ벽체, 콘덴싱보일러, LED, 절수설비와 같은 고효율 기자재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투자대비 에너지 절감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감효과도 중요하지만 초기투자비가 너무 크면 부담이 된다. 시범지구에는 태양광, 지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연료로 쓰게 된다. 주거동과 관리동 등 부대시설 지붕에 태양광시스템을 설치하고 부대시설에는 추가로 지열시스템을 시공해 전기, 냉ㆍ난방, 온수공급 등에 활용한다. 시범지구인 서울서초지구에는 세대내 실시간 에너지사용량, 요금표시, 조명ㆍ가전 전력을 제어하는 홈 스마트 그리드가 시범 적용된다. SH공사는 2015년까지 1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마곡지구 전체를 친환경 에너지타운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마곡지구에 적용되는 주요 에너지프로젝트는 연료전지 발전, 폐열활용, LED 조명 등이다. SH공사는 이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생활쓰레기를 쓰레기집하시설에서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열을 열병합발전소의 신재생에너지와 병합해 냉ㆍ난방에너지로 공급할 예정이다. 한강물과 빗물을 모아 자연정화해 서남물재생센터의 고도처리수로 하천과 연계, 도시 자체 온도를 3~4도 가량 낮춘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마곡지구 내에서는 백열등, 할로겐 등 에너지효율과 수명이 떨어지는 조명 사용도 금지된다. 시설 설치단계에서부터 이들 전구가 사용되지 않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마곡지구를 'LED 조명특구'로 지정해 가로등, 신호등과 일부 실내등은 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LED로만 사용할 계획이다. 문완식 SH공사 도시개발연구소장은 "신재생에너지프로젝트를 큰 축으로 태양열온수급탕시스템, 태양광발전, 지열이용 냉난방시스템 등 세부적인 친환경에너지 프로젝트도 마곡지구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설명 - 스마트 그리드 :기존 전력망에 IT를 접목,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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