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 지지선언을 했다. 분당을 차출설로 곤혹스런 손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특히 이 전 지사는 친노진영의 대표적인 정치인인데다 강원도민의 신망을 받고 있어 향후 당내 경선을 넘어 야권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이 전 지사는 17일 저녁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취병2리에서 열린 손 대표의 희망대장정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솔직히 손 대표가 못마땅한 것이 있지만 손 대표를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면서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그는 또 "예측 가능한 인물이 예측 가능한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교수, 장관, 지사, 국회의원, 당 대표까지 지낸 손 대표가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손 대표를 추켜세웠다.그는 "대통령이 나라를 바꿀 가능성은 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거꾸로 가는, 예측 불가능한 나라가 아닌 예측 가능한 나라를 원한다면 손 대표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민주주의 후퇴가 온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이 전 지사는 이날 빨간색 등산복 차림으로 왔다. 서울 북한산 등산을 한 뒤 강원도를 방문해 손 대표를 만난 것. 첫 인사말에서 "강원도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손 대표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그는 이날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과 만나 지사직 상실 이후에 밝히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었다.먼저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를 권유받았던 자신의 아내 이정숙씨가 한 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박연차 게이트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지사직을 상실한데 반박한 이씨는 이 전 지사에게 "내가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막지 말고 가능성을 열어달라"고 요청한 것.이씨의 출마 문제를 고민했던 과정에서 결국 "분노로 풀 문제가 아니다"는 결론을 내리고 출마를 접었다고 한다. 이 전 지사는 "아내가 연세대 1년 선배로 총여학생회장도 했고 15년간 기자 생활도 해 충분히 출마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이 전 지사는 지사직 낙마 이후 줄 곳 등산을 했다고 한다. 분노를 이기지 못해 몸을 혹사한 끝에 발톱이 빠지는 아픔도 겪었고 입안에 피가 잔뜩 고이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이날 이 전 지사는 기자들과 대화 도중에 세 번에 걸쳐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해 지방선거 도중에 괴한으로부터 피격을 받은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 때 후유증으로 지팡이를 사용하고 계신다. 아버지가 강원도에서 살면서 덕을 많이 쌓은 덕분에 도지사가 됐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또 "대법원 선고일이 잡히기 전부터 청와대가 주관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단 회의에 내가 배제되자 곧 대법원에서 낙마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마지막으로 그는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분들 때문에 그분들을 뵐 수 없었다. 오늘도 몇 분이서 우시는데 나도 참기 어렵더라"며 애써 눈물을 참기도 했다.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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