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점수 서열화..겉으론 '정부방침' 속으론 '심드렁'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배경환 기자, 황준호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 56곳의 중소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노력을 점수로 매겨 이를 등급별, 순위별로 공개하겠다고하자 해당 건설사들이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서열화, 강제성 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로 요약된다. 정운찬 동반성장위 위원장은 23일 대기업 56곳을 선정해 동반성장지수를 산출해 평가, 공개하고 점수가 높은 기업에는 세금 감면 등 혜택을 주고 대기업이 추가이익을 거뒀을 때는 이익을 협력사와 나누는 '프로핏 세어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대기업 중 건설사는 12곳으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 GS건설 등 대형 업체다.대부분의 건설사가 공식적으로는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면서도 논의 과정이나 업체 의견 반영 등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했다. 회사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평가점수를 공개하고 서열화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일을 발표부터 하니 당황스럽다"며 "전경련 등에서 나서서 기업 입장을 대변하고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동반성장은 자율ㆍ자발적으로 해야지 강제성이 있으면 곤란하다"며 "어차피 업계 화두가 동반성장으로 쏠려있는데 굳이 압박하면서 운영하면 기업들의 반발만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평가점수 서열화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C사 관계자는 "아직 선정기준도 애매하고 업체별 기준에 대한 근거도 마련되지 않아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대기업들의 횡포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하지만 건설사의 경우 도급순위 5위권 이내 대형사와 나머지 회사들의 규모 차이가 커 그 이하 기업들의 동반성장에 대한 노력은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또한 대기업 그룹사 중 일부는 이미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고 활동을 벌여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이와 관련해 중소협력업체들이 회원사인 전문건설협회 김문중 부장은 "하도급 관행 등 불공정 사례는 대형 건설사보다는 중견 이하 원청 건설사들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대책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김민진 기자 asiakmj@배경환 기자 khbae@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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