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재미있는 원작소설

2월 3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2011년 개봉된 영화 및 개봉예정인 영화는 총 472편, 그 중에서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48편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거나, 반대로 소설을 먼저 접하고 난 뒤 영화를 보는 거 모두 조금씩 서로 다른 이야기를 비교해보면서 소설과 영화 둘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영화와 같은 내용이지만 영화보다 맛깔나고 재미있는 원작소설 세 권을 소개한다.
거짓과 폭력 앞에서 분노하기는 쉽다. 하지만 거짓과 폭력에 맞서 싸우고, 죽어가는 진실을 구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가 공지영은 그 쉽지 않은 일에 도전했다. 광주의 모 장애인학교에서 자행된 성폭력 사건 실화를 다룬 이 소설은, 귀먹은 세상이 차갑게 외면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자 거짓과 폭력의 도가니 속에서 한줄기 빛과 같았던 용기와 희망에 대한 기록이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성실한 취재와 진지한 문제의식, 공지영 작가 특유의 힘있는 필치와 감수성은 소설의 마지막 순간까지 손을 뗄 수 없게 한다. 약자 중에서도 약자인 장애아들의 편에 서서 거짓과 맞서 싸우는 보통 사람들의 분투와 고민이 뜨거운 감동을 안겨준다. 다 읽고 난 뒤에는 우리사회의 극단적인 이면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우리사회에 잠재되거나 우리가 부끄러워하고 애써 외면해 왔던 거짓과 폭력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진실을 똑바로 마주보게끔 한다.
모두가 내 존재를 부정할 때, 내 머릿속의 진실 말고는 아무것도 없을 때, 내가 '나'임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언노운』은 『편도승차권』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 상을 수상한 작가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의 신작 스릴러로, 작가는 자아정체성에 관한 철학적 성찰과 식물학, 초심리학, 뇌과학을 조화롭게 녹여내 촘촘하게 잘 짜인 완성도 높은 플롯의 이야기를 선보인다.저명한 식물학자 마틴 해리스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72시간의 코마 후 홀로 깨어난다. 그러나 다시 돌아간 집에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살고 있고, 아내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낯선 남자는 자신이 마틴 해리스라고 주장하는데……. '나'를 증명할 모든 것을 잃은 마틴, 존재를 부정당한 그는 진짜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독자들은 작품 속에서 작가가 끊임없이 불어넣는 의문과 치밀하게 그려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 끝에서 놀랍고도 매혹적인 반전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기자 출신의 작가 스티그 라르손이 추리 소설 3부작을 데뷔작으로 내놨다. 하지만 저자는 책 출간 직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결국 이 책이 그의 유작이 됐다. 그리고 이 3편의 소설이 2005년 '스웨덴 최다 판매 도서상', 2006년 북구 최고 추리문학상, 2006년 '올해의 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다빈치 코드』와 『해리포터』를 향후 10년 간 잠재울 유일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유럽의 서점가에서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기록됐다. 『밀레니엄 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이 3부작의 첫 편이다. 『밀레니엄』의 앞 100페이지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 북구의 생소한 정서, 이름들도 독서를 방해할지도 모른다. 언뜻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연달아 등장하는 것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100페이지를 넘어서면 『밀레니엄』의 손아귀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의미 없이 던져진 것으로 보이는 사건들이 퍼즐처럼 한 곳으로 모인다.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사건이 시작된다. 심지어 『밀레니엄 1』을 덮으면서 2편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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