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외화자산 운용 조직 개편

[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보다 효율적인 외화자산 운용을 위해 해당 관리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외환보유액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외화자산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외화자금국은 가칭 '외화자산운용원'으로 승격된다. 국장보다 등급이 높은 원장을 수장으로 한 조직으로 보다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담보로 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월말 춘계인사와 때맞춰 조직개편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조직 개편은 최근 외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지적이다.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최대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이다.기획국 조직관리팀 민성기 차장은 "현 외화자금국은 업무가 독특한 분야이고 독립성이 강해 다른 부서와는 달리 자율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이와 같은 특성을 살려 부서 기능의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원장 등 직책 보임도 대외에 공개함으로써 외부 인사 영입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업무에는 변화가 없고 조직 운영에만 초점을 맞춰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입장이다. 하지만 부서 인원이 늘어나는 등 조직이 확대되는 만큼 향후 외화자산 운용 업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외환보유액은 3개월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43억9000만달러 늘어난 295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운용수익 증가와 함께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강세를 꼽았다. 이들 통화로 표시된 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최근 유로화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추세여서 외환보유액은 조만간 3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외환보유액이 크게 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 재무부는 한국의 외환보유액 증가가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당국이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였다는 것이다.정부는 미국의 이 같은 지적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국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어느 정도 신경이 쓰이기는 하겠지만 외환당국이 환시에 대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조재성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 재무부가 한국의 외환시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은 당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당국이 현재의 정책 스탠스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미 재무부가 주장한 것과 같은 지난 2년간의 공격적인 시장 개입은 있을 수 없다"며 "현재 상황도 일정 부분 원화절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점진적이고 완만한 절상 기대심리가 나타나면서 환시 참여자들의 달러매도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그동안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과 상당한 괴리를 보였던 원화가치가 제자리를 자연스럽게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채지용 기자 jiyongch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채지용 기자 jiyongcha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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