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주 3인방' 알맹이 빠진 성장

천연고무값 상승 영향 작년 매출 급증에도 영업익 소폭 증가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지선호 기자]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주가 지난해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 천연고무 가격의 상승으로 내실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연고무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타이어 판매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정부정책 등 대외적인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대표 타이어주인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각각 매출 3조원과 1조원 시대를 열며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영업이익면에서는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국내 타이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이 3조3544억원으로 전년대비 19.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675억원으로 5.5% 늘어나는데 그쳤다.  넥센타이어도 마찬가지다. 매출액이 전년대비 11.8% 증가한 1조80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7.2% 감소한 1018억원에 그쳤다. 최근 주가 역시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한때 주당 3만3000원선을 웃돌던 한국타이어 주가는 올들어 하향추세로 전환해 2만9000원선으로 내려앉았다. 고점대비 14%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1월 고점이었던 주당 1만9000원 대비 25% 이상 하락한 1만4000원대에 머물고 있고 지난 1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당 1만원선을 넘어선 넥센타이어도 실적 발표를 전후해 상승세가 크게 더뎌졌다. 전문가들은 '알맹이 없는 성장'의 배경에는 타이어의 원재료 가운데 하나인 천연고무 가격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천연고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국내 타이어기업들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설명이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8일 현재 천연고무(SMR20)의 가격은 톤(t)당 5409달러로 역사적 최고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천연고무는 2009년에만 313.8% 상승해 2009년 최고점인 t당 3255달러보다 66.2% 더 올랐다. 천연고무 가격 상승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 애널리스트는 "2008년과 2009년 감소세를 보이던 자동차 수요가 작년과 올해 각각 9.4%, 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천연고무 수급도 문제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주요 천연고무 생산국의 생산량은 작년 5.4%, 올해 5.3% 증가에 불과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 수요 증가가 타이어 매출 신장에 기여했지만 반대로 천연고무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 된 것.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천연고무 매입액은 약 3461억원(26.3%)으로 주요 원자재 매입비중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호타어이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원자재 중 천연고무 매입비중이 34%를 차지해 다른 원자재 매입비중을 압도했다.  염규식 한국타이어 IR담당 과장은 "타이어 제품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인상으로 전가하는 것 이외에 특별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제품의 품질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천연고무를 합성고무로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임철영 기자 cylim@지선호 기자 likemo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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