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경쟁당국과 공조‥'10년 담합' 포착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한국, 중국 , 말레이시아, 대만 등 4개국에서 10여년 이상 지속된 컴퓨터 컬러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국제 카르텔 행위가 우리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공정위는 미국·EU 경쟁당국과 공조, 지난 1996년 11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약 10년에 걸쳐 컴퓨터 컬러 모니터용 브라운관의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한 삼성SDI 등 5개 제조회사를 적발하고, 총 2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7일 밝혔다.이번 국제카르텔에 연루된 기업은 삼성SDI(한국), LG필립스 디스플레이(한국), 중화 픽쳐 튜브스 리미티드(대만). 중화 픽쳐 튜브스 에스디엔 비에이치디(말레이시아), 시피티에프 옵트로닉스 컴퍼니 리미티드(중국) 등이다. CDT는 90년대 후반까지 컴퓨터 모니터용으로 주로 쓰이면서 2002년만 해도 전세계 시장규모가 5조원에 달했지만, 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경우 2005년도 500억원으로 시장규모가 급격히 감소했다.적발된 업체들은 90년대 중반부터 CDT 초과공급이 문제되면서 생산량을 감축하고 가격경쟁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뒤, 10여년 동안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각지에서 월 1회 이상 관리자, 실무자급 등 직급별 카르텔 회의를 통해 가격 결정, 생산량 감축에 합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또 가격 인상을 합의할 경우 인상사실을 고객에게 통보할 회사와 인상 배경 설명 등에 대해서도 조율했으며, 생산량 감축회의는 전세계 예측 수요량에 맞춰 미리 감축량을 정하고 각사별로 월별 조업중단일수, 폐쇄할 생산라인 등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치밀하게 이뤄졌다.이들은 특히 생산라인 폐쇄 여부 점검을 위해 각 사별로 2인의 감사인을 배정하고 사전 고지없이 불시에 Free pass로 공장을 상호 방문하기로 합의했고, 카르텔 회의 비밀 유지를 위해 담합모임 참석자수를 각 사당 2~3인으로 제한하고 회의록 작성 금지에도 합의했다.공정위는 삼성 SDI에 가장 많은 240억1300만원의 과장금을 부과했다. 중화 픽쳐 튜브스 리미티드 21억9800만원, 중화 픽쳐 듀브스 에스디엔 비에이치디 3200만원, 씨피티에프 옵트로닉스 컴퍼니 리미트드에 2800만원 등을 부과했다.LG 필립스 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2009년 6월 홍콩계 법인에 브라운관 사업을 양도한 후 현재 폐업상태로 과징금 납부능력이 없어 이번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됐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국제 카르텔 조사를 위해 지난 2007년 11월 미국, EU 등 외국 경쟁당국과의 조사공조를 거치는 등 수년간 치밀하게 조사활동을 펼쳤다"며 "국제카르텔 사건을 엄정하게 조치함으로서 한국 시장을 타켓으로 한 사업자들의 담합행위가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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