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마감]中·유로존 찬바람에 美 훈풍 무색..↓

그리스 소매판매 실적악화, 英 주택시장 하락 전망에 투심위축..선전한 美 지표로 뒤집기에 역부족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지시간으로 지난 30일 유럽증시가 미국의 각종 지표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내년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소폭 상승 출발한 유럽 증시는 개장전 발표된 중국의 12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협회지수(PMI) 하락과 그리스의 지난 10월 소매판매 실적 악화 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면서 하락폭을 크게 확대한 채 장을 마쳤다. 영국의 주택가격 하락 기조도 자산가치 하락 우려감을 증폭시키며 투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 받았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2%(25.35포인트) 내린 5971.01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1.03%(39.89포인트), 1.16%(81.28포인트) 하락한 3850.76, 6914.19로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스페인 IBEX35 지수와 유로 STOXX50 주가지수도 1%가 넘는 하락률로 집계됐다. 그리스 소매판매의 4개월 연속 하락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헬레닉 통계국은 그리스의 지난 10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 수준 떨어졌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의약품, 의복, 신발 등의 구매를 줄인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 연료를 제외한 10월 소매 판매 하락률은 7.3%에 이르렀다.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한 부문은 생활가전제품으로 하락률이 14.3%에 달했다. 뒤를 이어 의약품과 화장품 판매가 13.3% 수준 떨어졌고 의복과 신발류도 9.1%의 하락률로 집계됐다. 바실리스 코르키디스 NCC 대표는 "모든게 어렵고 내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세금을 올리고 가계 소득이 줄어들 경우 시장의 영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주택가격 하락 전망도 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영국의 지난 11월 주택가격은 직전월 대비 0.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증감율로는 2.2% 상승한 기록이지만 문제는 내년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영국 주택가격 내년 전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연간 2.5% 수준의 하락률로 집계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3분기께부터 하락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모기지 대출 제한과 정부 지출 축소에 따른 주택 구매자들의 소비력 억제가 꼽혔다. 올해 12개월분 영국의 주택가격 랠리는 정부의 세금 인상 발표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예산 삭감으로 종지부를 찍은 바 있다. 데이비드 뉴니스 LSL 부동산서비스 전무이사는 "내년 자산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영국 동북부 지역,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의 주택 구매자들은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 영향과 내년 실업률 예상에 대해 여전히 주저하고 있는 상태"라며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부동산이 수요 대비 너무 많다는 점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 회복세 둔화도 한 몫했다. 중국의 12월 HSBC 제조업 PMI 지수가 전월 대비 0.9포인트 떨어진 54.4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5개월만의 하락세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효율·긴축 정책 등이 핵심 근거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을 인용,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이나 위안화 절상 같은 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쳤다. 한편 예상 수준을 크게 뛰어넘은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과 제조업 전망 등은 영향이 미미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미국의 지난주(19~25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38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3만4000건 감소한 것으로 블룸버그통신 경제전문가들 예상치인 41만5000건 대비해서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감소는 내년 고용시장 전망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됐고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도 동시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엘 나로프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 대표는 "회복세의 모습이 긍정적"이라며 "고용시장에서의 추가적인 진보를 의미한다"고 표현했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ISM)는 1988년 7월 이후 최고치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12월 ISM 지수는 전월 대비 6.1포인트 상승한 68.6을 기록해 49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61보다 7.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업분석팀 임선태 기자 neojwalke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