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 '고객이 행복한 '전국 1번점' 만들기 주력'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전국 주요점포 단계적 리모델링규모ㆍ시설 '고객 만족' 극대화해외브랜드 직수입으로 차별온라인 쇼핑사업도 과감한 투자대담:김종수 산업2부장
"백화점은 그 어떤 산업보다 정성이 많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제각각 목적을 가진 수많은 고객들이 찾아오는데, 이들이 100% 만족하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용(中庸)에 나오는 '불성무물(不誠無物)'이라는 말을 늘 떠올립니다. 정성이 없으면 만물은 존재하지 못하고 설사 존재하더라도 없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박건현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54ㆍ사진)는 연말을 앞두고 여유가 생기는 대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최근 일본 스님인 코이케 류노스케가 지은 '생각버리기연습'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부터다.생각하지 않고 오감으로 느끼며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면 치열했던 1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선 것이 어제 같지만, 그동안 신세계백화점은 더 성장했고 영업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20여년 유통업에 종사하면서 느꼈던 생각과 경험이 흔들릴 때도 있다.복잡한 마음을 추스리다보면 내년에 대한 구상과 의욕이 넘친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믿음도,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난다. 내년 신세계백화점은 중요한 성장의 기로에 선다. 인천점 증축을 시작으로 2012년과 2013년 의정부점과 대전점을 연이어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박 대표는 '행복한' 백화점을 만들겠다는 의지까지 다지고 있다. 인터뷰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백화점이 어떤 행복을 꿈꾸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됐다. ◆ '전국 1번점' 통해 고객 행복 담보= 박 대표는 "국내 백화점들의 추가 출점 여력은 충분하다"며 "외국과 달리 국내 백화점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여건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백화점과 대형쇼핑몰, 명품가 등이 차별화돼 있지만 우리 백화점은 이를 모두 소화하고 있어 다양한 소비층의 유입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점포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각 점포를 그 지역에서 1번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고객의 행복'이 자리잡고 있다. 1번점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규모와 시설이 필요하고 이 조건을 충족했을 때에만 점포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리모델링을 끝마친 신세계 강남점과 경기점, 부산 센텀시티점, 영등포점이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특히 충청점의 경우 내년 2단계 오픈을 통해 완벽한 신세계만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며, 인천점 역시 내년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어 이르면 3년 후 동대구역사 쇼핑센터까지 열면 전국 주요 도별로 점포를 갖추는 장기적 구상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 차세대 성장동력은 '온라인쇼핑'= 박 대표는 백화점뿐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온라인쇼핑 사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뤄낸 온라인쇼핑 사업은 내년에도 20~5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지난 4월 백화점에 편입된 온라인사업에 대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쉬운 검색과 편리한 결제 등 새로운 운영시스템을 마련하고 오퍼레이터를 키울 예정이다. 또 기존 백화점 바이어가 참여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쇼핑 역시 1번점의 자리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박 대표는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인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각 점포별로 트위터를 만들어 SNS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백화점 트위터에 등록된 팔로워가 5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을 필두로 신세계가 가장 적극적으로 변화되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미래경쟁력의 원천은 '차별화'= 박 대표는 "내년 상반기 미국의 프리미엄식품점 '딘앤델루카'를 입점시킬 예정"이라며 "4월에는 인천점에 스웨덴 패션브랜드 H&M도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모두 국내 백화점 첫 입점으로 신세계백화점의 상품 차별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전략은 모두 박 대표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특성없는 백화점은 고객확보가 어렵다.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은 자주MD(상품구성)라는 시스템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 자체적인 상품전담팀을 꾸려 수입이나 편집숍 형태의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으로 슈컬렉션, 핸드백컬렉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아울러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소비자들은 패션분야에 있어 '자신만의 상품'을 추구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명품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명품의 대중화로 인해 이마저도 주춤하고 있다. 누구나 사용하는 상품은 개성표현에 맞지 않다는 것.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직수입 상품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함께 차별화할 수 있는 패션 상품에 대한 확보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고객, 직원, 협력사가 '행복한' 100년 회사로= 지난 10월 신세계백화점 본점 개점 80주년 행사에서 정용진 부회장은 "고객이 행복한 회사, 임직원이 행복한 회사, 협력사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신세계가 추구하는 3가지 방향을 제시한 '행복 선언'이었다. 박 대표 역시 내년도 백화점 테마를 '행복'으로 결정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문화마케팅 역시 고객의 격을 높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또 최근에는 정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사내 복지시설을 대폭 보강했으며 내년부터 협력사의 현금결제를 늘리고 다양한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이런 일련의 결정들은 '유통업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는 평소 그의 생각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조직의 단합과 유기적인 소통을 강조한다. 젊고 신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그는 작은 실천에 주목한다. 거울보고 웃기, 인사하기 등을 실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신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신세계의 발전은 고객과 직원, 협력사에 달려 있다"는 박 대표의 지론이 국내 유통가에 잔잔한 감동으로 울려퍼지길 기대해본다.오현길 기자 ohk041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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