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들 바이어 방문 취소·대금 입금 연기 잇따라...외국인 관광·취업자들도 '한국 오기 두렵다'
사진제공=옹진군청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기습 포격 이후 한반도의 국제정세가 전쟁 직전의 초긴장 상태로 치달으면서 외국 바이어들과 관광객들이 한국 방문과 여행, 물품 대금 입금을 취소ㆍ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 인천본부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외국 바이어들의 한국 방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 소재 A사는 이달 초 방문할 이탈리아 모 기업 바이어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전 새로 거래를 튼 후 첫 방문이어서 향후 수출 물량 확보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 발생 다음날 해당 업체로부터 "미팅을 당분간 연기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이유는 "불안해서 못 가겠다"였다. A사 관계자는 "바이어가 아예 거래를 중국이나 다른 국가 업체로 돌리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하루빨리 정세가 안정돼 기업들의 활동도 안정화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B사도 이달 중 잡혀 있던 해외 바이어의 방문 일정이 연평도 사태 직후 취소되는 등 유사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또 상당수의 해외 바이어들이 물품 대금 입금을 연기시키는 일도 줄을 잇고 있다. C사는 미국 바이어와 월 8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해 지난달 24일 대금을 전신환거래로 받기로 했다.그러나 연평도 포격 이후 바이어가 대금지급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한국에서 전쟁이라도 나서 물품을 받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인천 소재 업체의 해외영업 담당자들은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바이어로부터 수시로 현지 상황이 어떠냐는 전화를 받고 있지만 딱히 해 줄 말이 없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에 대해 D사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불안한 정세가 계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일부 바이어들이 한국 외에 다른 국가로 물품 공급처를 옮기거나 복수로 공급처를 운영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하루 빨리 한반도 일대의 상황이 안정화되어야 기업들도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일반 관광 및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한국 방문을 꺼리는 일도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수도권 소재 한 국제학교는 최근 연평도 사태 때문에 외국인 교사를 설득해 초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교사는 연평도 사태 전까지만 해도 선뜻 부임할 뜻을 밝혔지만, 이후 포격 사태가 발생하자 한동안 망설이다 며칠 전에야 최종 승낙을 했다. 이 교사는 학교 운영진에게 "가족들이 한국이 위험하다며 말려서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에서 입국한 여행객은 "타고 온 비행기가 절반도 안 차 있었다"며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연평도 사건 이후 한국에 돌아간다고 하니 '전쟁이 날 지도 모르는 데 괜찮겠냐'고 걱정하더라"고 전했다. 실제 롯데관광은 다음달 수학여행을 오기로 예정됐던 일본 여행객 가운데 총 1500여명이 예약을 취소해 수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의 여행업체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취소 증가 현상을 겪고 있다. 항공업계도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한국행 예약률이 감소하면서 고민에 빠져있다.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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