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골프전문기자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필 미켈슨.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8자 스윙' 짐 퓨릭(미국)의 페덱스컵 우승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섹스스캔들'로 새해 벽두부터 시끄러웠던 PGA투어는 우즈의 슬럼프와 이혼 등으로 연일 빅뉴스를 생산했지만 우즈의 '대체 스타'가 없어 결국 흥행 면에서는 참패했다. '우즈의 대항마'로 지목됐던 필 미켈슨(미국)은 특히 마스터스 우승과 함께 매 대회 '넘버 1' 등극의 호기를 맞았지만 확실한 '마침표'를 찍지 못해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고개 숙인' 우즈 = 올 시즌 지구촌 골프계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우즈의 침몰이었다. 1996년 프로에 합류한 이래 첫 무관에 '플레이오프'에서도 최종전 진출이 좌절되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우즈는 다음달 2일 웨일스에서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대륙간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도 주장 코리 페이빈의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출전하는 처지로 전락했다.우즈의 부진은 '섹스스캔들'과 더불어 이미 예상됐던 일이었다. 4월 마스터스에서 투어에 복귀해 5월 퀘일할로캠피언십 '컷 오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목 부상으로 인한 기권 등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었다.우즈 역시 "시즌 내내 연습이 부족했다"면서 "그래도 후반 샷 감각이 점점 좋아져 내년을 기약할 수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우즈는 다행히 캐나다 출신의 '명교습가' 션 폴리를 만나 스윙 교정에 돌입했고, 상당 부문 효과를 보고 있다. 우즈는 실제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과의 공식 이혼 발표 후 불과 이틀 만에 출전한 더바클레이스 첫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에 나서 '부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즈가 "폴리와 함께 스윙을 완성하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우즈의 달라진 모습은 일단 라이더컵에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즈는 11월에는 중국 '상하이 원정길'에 나서 WGC시리즈 HSBC챔피언스에 출전하고, 그 다음 주에는 호주 마스터스, 12월에는 자신이 주최하는 '특급이벤트' 셰브론월드챌린지에도 출전한다. 우즈의 '변신 속도'가 연말 새로운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로리 매킬로이.
▲ 새로운 '넘버 1'은 "글쎄~"= '新 골프황제'로 유력했던 선수가 바로 미켈슨이다. 아내 에이미의 유방암 치료를 위해 아예 투어를 접고 병간호에 전념했던 가정적인 면모까지 더해져 우즈의 '여성편력'과 대비되는 효과까지 얻었다. PGA투어가 내심 '백인의 우상' 미켈슨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넘버 1'에 등극하기를 바란 까닭이다.미켈슨이 마스터스에서 세번째 그린재킷을 입으면서 이 같은 예상은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미켈슨은 그러나 시즌 내내 간발의 차로 우즈의 '그림자'만 뒤따르다가 시즌을 접어 종내는 '넘버 2'의 꼬리표를 떼는데 실패했다.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도 PGA투어 2승을 챙기며 '우즈 방어군'의 저력을 과시했지만 거기까지였다.시즌 막판에는 퓨릭이 오히려 돋보였다. 퓨릭은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유일한 '3승고지'를 점령하며 '다승왕'에 등극했고, 무려 10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보너스가 걸린 페덱스컵 우승까지 일궈내는 '1135만 달러(한화 약 131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퓨릭은 마침내 우즈가 독점했던 '올해의 선수'까지 넘보며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