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전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야당의 공세적 의혹 제기와 여당의 반박이 줄곧 이어지면서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에 따라 29∼30일로 예정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당초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벗어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민주, 김황식 병역기피 등 각종 의혹 연일 제기김 후보자에 대한 핵심 의혹은 병역면제 공방이다. 김 후보자는 당초 대법관과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것은 물론 한나라당이 "공정사회 구현의 최적임자", 민주당이 "지역화합형 인사"라고 평가하면서 무난한 청문회 통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의혹투성이라며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26일 시력문제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김 후보자가 배드민턴 선수 활동을 했었다는 사촌 형의 증언을 공개했다. 최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고교 졸업 앨범에도 안경을 착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배드민턴 선수일 정도로 눈이 좋았던 사람이 몇 년 만에 급격히 부동시가 될 가능성은 사고나 질병을 제외하면 제로에 가깝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면 국민의 정부 시절 장상, 장대환 총리 후보가 연이어 낙마한 것을 (이 정부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유정 의원은 "감사원이 제출한 실제 수령급여액을 기준으로 자녀 유학비(4만달러)를 포함해 비교해보면 김 후보자의 2009년 지출은 수입보다 4천600만원 가량 더 많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김 후보자 누나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의 특혜 지원 의혹, 증여세 탈루 의혹,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 발표 연기 문제 등도 집중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한, "야당의 의혹제기는 정치공세" 반격 나서 한나라당은 야당의 의혹제기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김 후보자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기현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장(場)으로 몰고 가는 야당의 정치공세를 막겠다"며 "총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고 국정수행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확실하게 검증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27일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 "지나친 정치공세"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고 책임지지도 못할 의혹 제기만 남발하는 것은 청문위원으로 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인사청문회의 근본 취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야당에 당부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인사청문회가 정치공세로 흐르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 역시 야당의 의혹제기와 관련,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에게 걱정을 안 끼치도록 진솔하게 밝혀 의혹을 해소하겠다. 사흘만 기다려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참모진과 함께 국회 답변자료 제출 등 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 논란 속에서 김 후보자가 과연 국회 인준의 문턱을 넘을까?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낙마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지는 않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올 경우 정치권을 강타한 공정사회의 화두를 감안하면 상황은 유동적이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병역면제는 적법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국민 정서에 반한다는 점이 주요 변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민주당의 공세는 초읽기에 들어간 전당대회와 무리한 국정발목잡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야당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여야의 의석 분포를 감안할 때 진통 끝에 국회 인준을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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