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비켜!' 강우석의 '이끼'가 선전한 이유는?

[아시아경제 황용희 기자]개봉 일을 15일에서 14일로 앞당기는 등 분위기 선점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강우석 감독의 영화 '이끼'가 '이클립스' '나잇앤데이' '슈렉포에버' 등 기존 외화들을 밀쳐내고,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이끼'는 이날 하루 전국 676개 스크린에서 13만 6486명을 동원하며 할리우드 영화 '이클립스'를 큰 차이로 제치고 이날 일일관객수 1위에 올랐다. 개봉 전야 유료시사를 포함하면 '이끼'의 누적 관객수는 14만 985명이다. 판타지 로맨스 시리즈 '트와일라잇' 3부 '이클립스'는 이날 전국 458개 스크린에서 6만 2371명을 모으며 지난 7일 이후 줄곧 지키고 있던 정상 자리를 '이끼'에 내줬다. 누적 관객수 131만 7451명. '국내 최고의 흥행감독' 강우석이 다시 한번 '한국영화를 위한 구세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그럼 '이끼'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조금은 성급한 점이 없진 않지만 한국 영화의 정상복귀에 대해 국내 영화관계자들도 성공요인 찾기에 여념없다.첫번째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익숙함'에서 나온 흥행요소다.강우석감독이 승부수로 내놓은 '이끼'는 2009년 인터넷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웹툰. 따라서 '이끼'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사되면서 입소문을 탔고, 골수 마니아층까지 확보한 상태. 이로인해 국내 정통파 만화가인 이현세, 허영만 화백의 지지까지 받는 작품이다.
영화 홍보를 맡은 이노기획의 김은성대표는 "'이끼'에 대한 관심은 배우들의 캐스팅 당시, 촬영 당시에도 대단했다. 끊임없이 기사가 나왔고,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도 급상승했다. 여기에는 강우석감독에 대한 높은 인지도와 지지도도 한 몫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부터다. 모두들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와함께 원작 '이끼'을 뛰어넘는 웰메이드한 연출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흥행을 위해 원작을 뛰어넘은 것. 한 영화관계자는 "많은 부분을 원작과 차별화했다. 소설을 영상으로 옮길 때 오는 부담감을 강감독은 매우 잘 털어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영상에 담았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왔었다."고 말했다.실제로 강감독은 캐릭터를 원작에 100% 동일시화하지 않았다. 가지도 치고, 새로 삽입도 하면서 영상으로 풀어내기 편안한 캐릭터들을 스스로 만들어 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강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끝을 만들어갔다. 이는 모두 강감독의 강한 자신감의 발로였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결정적 흥행요소다.동일인물의 중년과 노년을 연기한 정재영의 맛깔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비롯해 공포에 눌리면서도 궁금증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멈추지 못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을 연기한 박해일, 영화를 살리기 위해 웃음 포인트를 담당하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고 분열적 자아의 모습의 광기를 보여준 유해진의 연기는 단연 으뜸이었다. 이들을 비롯해 쟁쟁한 스타들의 가감 없는 담백한 연기들은 영화를 전반적인 긴장감을 이끌어나가는데 큰 힘이 되었다.
이와함께 다소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호러스릴러에 강우석 감독 특유의 '웃음'을 삽입해 넣었다. 무거운 긴장감속에 '툭툭' 터져 나오는 웃음은 영화에 윤활류 같은 존재였다. 역시 강우석 감독의 노련미가 낳은 또 다른 흥행 포인트인 셈.요즘 영화에서 꼭 빼놓을 수없는 것 중에 하나가 웃음과 감동이다. 다소 감동이 부족한 부분은 이같은 웃음과 뭔가 터져나올 것 같은 긴박감으로 커버했다.과연 '충무로의 거장' 강우석감독이 이번에도 또 해낼수 있을지 그 결과에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용희 기자 hee21@<ⓒ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황용희 기자 hee21@ⓒ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