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종시 수정안의 운명이 결정된 지난 22일 오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수정안에 대한 가·부결 여부를 묻는 표결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에게 모아졌다. "수정안에 찬성하시는 분은 일어서 주십시오"라는 송광호 국토행양위원장의 말이 끝나자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인 최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섰기 때문이다. 전체 국토해양위원 31명 중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9명과 무소속 이인제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최 의원의 찬성표는 매우 뜻 밖의 행보였다. 세종시 수정안이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행보는 자칫 '탈(脫)친박'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의원은 25일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정안이 최선은 아니지만 원안 보다 낫기 때문에 수정안에 찬성했다"며 "세종시 원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재미 좀 보기‘ 위해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처음부터 불순하게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친박 이탈표'라는 주장에 대해선 "정책적인 판단과 친박과는 논리가 다른다"며 "계파와 상관없이 국회의원으로서 판단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최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경남 진주갑에 출마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박사모의 반발은 거세다. 박사모는 표결 직후 최 의원을 "배신자"라며 다음 총선에서 그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표결 직후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표님의 이름을 팔아 당선된 자, 박사모의 지원을 이용하여 당선된 자, 박근혜 주변을 맴돌면서 친박 행세를 하던 자가 드디어 비열한 배신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여의도 친박계에선 최 의원을 이해한다는 분위기가 많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국회의원의 소신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며 "세종시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고 '친박이 아니다'고 판단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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