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용희 이종길 기자] 첫 방송에 대한 부담 때문일까? 23일 첫 방송한 MBC 새 수목드라마 '로드넘버원'이 첫 회부터 일부 몇몇 '과도한 설정'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24일 발표된 시청률에 큰 관심이 집중됐다. 시청률에는 이 같은 설정들이 그리 크게 도움되지 않은듯 보인다.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 결과 지난 23일 첫 방송한 '로드넘버원'은 9.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31일 이 시간대 방송된 '개인의 취향' 첫방송 시청률 12.5%보다도 낮다. 월드컵으로 결방된 SBS '나쁜남자'가 돌아오는 다음주에는 더욱 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로드넘버원'의 예민한 대응이 궁금해진다. 23일 방송된 '로드 넘버 원'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삼은 만큼 첫 장면부터 강렬한 영상을 그려냈다. 갈대숲 전투 씬. 난무하는 총소리와 격한 액션은 실제 전투를 방불케 했다. '선 제작 후 방영'을 도입한 까닭인지 컴퓨터그래픽(CG)의 완성도 역시 매우 빼어났다. 전쟁의 잔혹함과 빈농 태생의 하사관 장우(소지섭)의 강인함을 보여주기 더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이 같은 영상이 과했다고 지적한다. 전투는 소규모였다. 아군, 적군을 모두 합쳐도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쏟아낸 그림은 대규모에 가까웠다. 수차례 폭탄이 터졌고 화염이 난무했다. 적군의 사격 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유인 뒤 그대로 멈춰 서 씩 웃는 장우의 행동도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려는 의도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빠른 진행속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수목 드라마들은 대체로 빠른 극의 흐름을 선호한다. 하지만 로드넘버원은 거의 건너뛰기 수준이었다. 어린 시절 장우는 주인집 딸 수연(김하늘)을 몰래 훔쳐보다 극적으로 화해한다. 다음 장면에서 이들은 성인이 돼 있었다. 수연은 은행나무 밑에서 사랑싸움을 하다 불현 듯 장우에게 "사랑한다"고 외친다. 바로 전 장면까지 수연의 감정은 연민이었다. 한순간 격한 사랑으로 바뀐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멍 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한 번 더 드라마의 불친절을 느껴야 했다. 직전까지 좋아죽겠다던 장우의 빨치산 전투에 자원입대 장면이 나온 까닭이다. 수연은 털썩 주저앉아 그를 말린다. 하지만 장우는 그런 그녀를 두 번씩이나 완강하게 뿌리친다. 장우는 끝내 수연과 키스를 나눈다. 그러나 분위기는 전혀 애틋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서둘러 인물들을 소개한 탓에 시청자들이 마음을 동화시키기 어려웠다. 제작진은 키스 장면에서 흐느끼는 울음소리까지 넣으며 싱크가 맞지 않는 실수까지 범했다.
[사진제공=MBC·로고스 필름(주)]
수연을 사랑하는 엘리트 장교 태호(윤계상)의 첫 등장 장면도 논란이 되고 있다. 병원 진찰실 문을 열며 등장하는 태호는 의사인 수연을 보며 환하게 미소 짓다 이내 멈칫거린다. 수연이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던 까닭이다. 두 장면만 놓고 보면 태호가 수연과 알고지낸 사이임을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내 태호는 시청자들의 생각을 파괴한다. 수연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초면이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이제는 '초보 배우'가 아니라던 윤계상의 어설픈 연기였던 셈이다. 윤계상의 연기는 자신과 결혼을 약속한 수연, 죽은 줄 알았던 장우가 재회하는 장면에서 다시 한 번 애를 먹인다. 고난도 연기력이 필요했다. "수연 씨가 불편할테니 내가 자리를 비켜주지. 오늘밤 푹 자요. 예비신부님." 장우의 상관과 수연의 남자를 한순간 넘나들기에 윤계상은 아직 부족해보였다. 이같은 몇몇 장면을 빼놓고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24일 밤에 방송되는 2회분이 기다려진다.한편 이날 방영분에서 김하늘이 모유를 먹이는 장면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은 "애엄마가 된 것도 아니고 아이를 좋아한다는 설정도 필요없는데 굳이 가슴을 왜 노출시킨 것이냐"며 자극적인 장면 삽입아니냐고 반문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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