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어차피 축구 때문에 이동하는 사람도 없어~"택시 기사들도 택시를 잠시 세워두고 길가 개방된 술집 앞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여느 때처럼 새벽 거리는 고요했고 지나다니는 차들도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음식점과 주점이 모여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자 상황은 달라졌다.영업을 끝내고 문을 닫아야 할 새벽시간 오히려 대학가의 주점들은 활기 있게 영업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할 무렵 서울 안암동의 스크린이 설치된 술집들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만회골을 넣은 순간과 역전골을 넣는 순간 두차례 큰 환호가 있었지만 골이 아쉽게 불발됐을 때, 선취골과 동절골을 허용했을 때는 비교적 잠잠한 탄식이 흘렀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원정 첫 16강을 확정짓는 순간 "대~한민국"하는 함성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친구들과 함께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현장을 생중계로 보려고 학교 앞 술집을 찾았다는 김태은(23·대학생)씨는 "첫 골을 허용했을 때 불안한 예감이 스치기도 했지만 동점골이 터졌을 때부터 뭔가 이길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결국 패널티킥으로 비기긴 했지만 기분은 이긴 거나 다름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동현(25·대학생)씨 역시 "친구들과 함께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함께 보는 게 훨씬 재밌어 나왔다"며 "2002년에는 개최국이었기 때문에 원정 가서 16강에 진출한 이번에는 또다른 기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시간까지 대부분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하고 TV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환호하는 국민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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