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위안화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가 기대와 달리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며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1일 오전 아시아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치는 등 시장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그러나 비관론자로 유명한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9일 있었던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절상이 아닌 가치 절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화 유연성 확대 발표는 중국이 환율정책 변화와 관련해 2년만에 내놓은 첫 번째 중요한 신호"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통화 바스켓 구성과 바스켓을 위한 데이타베이스 등 신규 통화 시스템을 어떻게 실행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바스켓은 여러 가지 통화로 구성된 조합을 만들고 적정 가중치를 적용해 기준환율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위안화 환율은 달러에 연동되는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다.루비니 교수는 특히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크게 올랐다"며 "위안화 절상이 통화 유연화 정책의 당연한 귀결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미 올해 들어 유로화 대비 위안화의 가치는 16.5% 상승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이 미뤄지거나 위안화 절상이 아닌 절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루비니는 "만약 유로화 약세가 이어진다면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절하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중국이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에 나선다고 해도 내년 절상폭은 완만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무역흑자 감소와 성장률 둔화 등의 요인으로 절상폭은 3~4%이상이 못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즈호 증권의 션 지안광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루비니와 마찬가지로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만약 달러-유로 환율에 변함이 없다면 위안화가 연내 2.5%의 평가절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하더라도 중국은 오는 6월26~27일 예정된 캐나다 토론토 주요20개국(G20) 회담을 앞두고 통화 유연성 확대 제스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다오퀴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도 "만약 미국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다면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며 루비니 교수와 비슷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강미현 기자 grob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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