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드필더 혼다 게이스케(츠스카 모스크바,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14일(한국시간) 블롬폰테인의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일본-카메룬전에서 전반 38분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일본 오카다 다케시 감독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일본은 14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블룸포테인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카메룬과의 1차전에서 전반 39분에 터진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경기 전 오카다 감독은 공격 해법으로 '컴퓨터 크로스'를 꺼내들었다. 1년 동안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카메룬 수비진을 연구해 얻어낸 비책이었다. 경기 전 일본축구협회 관계자는 "오카다 감독이 카메룬 수비진이 상대 크로스에 자주 당황한다는 점을 이용해 수비진의 뒤를 노리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하기도 했다.예상대로 오카다 감독은 크로스 공격에 맞는 공격라인을 선발진에 세웠다. 내세운 4-2-3-1 전형에는 발 빠른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오쿠보 요시토(고베), 마쓰이 다이스케(그르노블),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 최전방 공격수 자리도 공격수 대신 활발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미드필더 혼다에게 맡겼다. 꺼내든 카드는 초반 예상을 빗나가는 듯 했다. 첫 경기라는 부담 탓인지 두 팀 모두 경기 운영이 조심스러웠다. 빠른 템포의 공격이 이뤄진 건 전반 15분부터였다. 일본 미드필드진은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계속 고집했다. 초반 연결은 매끄럽지 않았다. 짧은 패스는 카메룬 미드필더진에 번번이 막혔고, 긴 패스는 호흡이 맞지 않으며 라인 밖을 벗어났다. 전반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마쓰이는 볼이 번번이 라인을 벗어나자 동료들에게 한 차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마쓰이의 분노에 정신을 차린 것일까. 계속된 공격은 결국 기회로 이어졌다. 전반 20분 오른쪽에서 공을 넘겨받은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가 문전 왼쪽에 선 혼다를 향해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오카다 감독의 승리 해법이 가능성을 엿본 장면이었다. 19분 뒤 오카다 감독의 카드는 빛을 발휘했다. 전반 39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마쓰이의 크로스를 골문 왼쪽에 서 있던 혼다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크로스는 카메룬 수비수 2명을 지나가 골문 앞에 있던 혼다의 발에 정확하게 전달됐다. 지난 10일 짐바브웨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마쓰이는 5차례 이상 같은 크로스를 시도한 바 있다. 당시 크로스는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실전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카메룬 연구에 1년의 시간을 쏟아 부은 오카다 감독의 노력과 함께.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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