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경제 회복?..지표만 호전, 체감경기는 '썰렁'

'잘나가는' 제조 vs '죽쑤는' 건설 양극화

지방 경제 회복세가 완연하다. 지표만 놓고 본다면 그렇다. 부산 대구 대전 등 각 지방 대표 도시의 제조업 실적,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 부도률 등의 수치는 세계 금융위기 전으로 되돌아갔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호남지역 꽁꽁.지역업체로 부도로 '한숨'호남지역의 체감경기는 그야말로 한겨울이다. 호남지역의 경제를 떠맞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붕괴로 침체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대표기업은 금호그룹의 몰락에 이어 남양건설, 금광기업, 성원건설 등의 연이은 부도로 지방건설업체의 연쇄부도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민들은 호남에 돈줄이 완전히 말랐다고 개탄할 정도다. 기업들의 자금사정도 더욱 악화되고, 실업률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남양건설, 금광기업 등에서의 법정관리를 신청한 영향탓에 4월 중 광주ㆍ전남지역 어음부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광주ㆍ전남본부에 따르면 이 지역 전체 부도금액은 355억7000만원으로 전월 100억6000만원보다 255억1000만원 증가했다. 이 중 건설업종에서의 부도금 증가액은 285억9000만원이나 차지했다. ◇강원도, 중소 제조업ㆍ건설 침체강원도 역시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가 79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4월중 평균가동률 현황을 보면 3월(69.8%)보다 3.3%포이트 하락한 66.5%였다.  더욱이 강원도의 건설경기는 극심한 침체 속에 빠져있다. 건설부문의 지표들을 살펴보면 건축허가면적이 감소하고 건설발주물량은 급감했다. 올들어 4월까지 발주된 건설공사금액은 모두 1조8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조3799억원)의 45.6%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공공부문 발주금액이 9185억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 2조2111억원의 41.4%를 나타냈다. 주택시장도 차갑게 얼어붙었다. 미분양 소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거래가 줄어들면서 분양시장은 정중동 상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희 강원지부장은 "강원도는 토지시장이 더 중요한데 정부 규제나 정책 면에서 호재가 없어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춘천~서울 고속도로 개통으로 춘천만 형편이 조금 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자동차 부품, 의료기기 등 일부 제조업의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발표에 따르면 강원도내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부품 189.1%, 의료기기 46.9%, 시멘트 23.8% 등의 증가 영향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대전ㆍ충청 양극화 "제조업 회복 VS 건설업 침체"대전ㆍ충청지역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우선 제조업은 뚜렷한 회복세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5월 충북지역 제조업의 업황BSI는 102로 전월(99)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2년 2ㆍ4분기(113) 이후 최고치다.  업황 호전은 기업 실적 호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북 도내에 본사가 소재한 상장ㆍ등록 기업 37개사 중 지난 1ㆍ4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곳은 27곳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흑자기업 21곳 보다 6곳이나 늘었다.  그러나 체감경기와 밀접도가 높은 건설ㆍ부동산시장과 내수 위주 비제조업은 여전히 쌀쌀하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이 지역에서 분양을 계획한 건설사들도 일정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신영은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던 지웰시티 2차를 올 연말로 미뤘다. 운수업, 숙박업 등 비 제조업 역시 마찬가지다. 5월 충북지역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82로 전월(85)보다 하락했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제조업 중심의 경기는 살아났지만 부동산 경기는 관망세가 뚜렷하다"며 "건설ㆍ부동산 시장이나 비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세종시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부산ㆍ울산 '턴어라운드'..대구ㆍ경북 회복세 꺽여지방 지역의 경기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부산ㆍ 경남지역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어 대비된다. 부산 지역 실물 경제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달 126만9000TEU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실제 수출입되는 화물 물동량도 70만1000TEU로 2008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국내 경기 호조에 따라 물동량이 늘어난 측면도 있고 북중국항만으로 가는 화물이 부산항에서 환적 처리되면서 물동량이 많이 늘어났다는 게 부산항만공사 측의 설명이다.그러나 대구ㆍ경북지역의 경기 회복세는 꺾였다. 한국은행 대구ㆍ경북본부에 따르면 6월 중 비제조업의 업황전망BSI는 87로, 전월 90보다 3포인트가 하락했다. 제조업 역시 전월 107보다 5포인트 낮은 102에 그쳤다. 부동산부@<ⓒ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이은정 기자 mybang21@ⓒ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