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일등공신은 '스마트폰·트위터'

인증샷·투표 독려 등 젊은 유권자에 큰 '반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수진 기자]1995년 지방선거 이래 54.5%라는 최대 투표율를 이끌어낸 일등공신은 바로 '트위터'와 '스마트폰'이었다. 지방선거 투표 당일 스마트폰으로 투표하는 자신의 모습을 찍고(인증샷), 이를 트위터에 올리는 젊은층이 급증하면서 오전 잠시 주춤하던 투표율은 오후부터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트위터가 단순 친목 공간이 아닌 '소셜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순간이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한 스마트폰은 6.2 지방선거의 풍경을 180도 바꿔놓았다. 유권자가 선거정보를 집약해서 볼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후보자의 이력, 프로필, 공약 등을 점검하고,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 투표를 독려하는 문화는 달라진 선거 풍경을 대변했다.
▲'트위터리안'의 힘=특히 젊은층의 투표 참여에는 유명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의 활약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트위터 가입자수는 60만명. 가입자수로만 따지면 2500만명에 이르는 싸이월드나 여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해 적지만, 트위터는 사회적 명사의 참여가 유독 활발하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띤다. 무려 16만 6778명에 이르는 거대 팔로워들을 보유한 작가 이외수 씨의 트위터는 2일 투표 독려 메시지로 가득 메워졌다. 이외수 씨는 트위터를 통해 "왜 무려 4년씩이나 기다려야 되찾을 수 있는 당신의 주권을 한순간에 쓰레기통 속에 내던져 버리시나요"라며 "특히 젊은이들에게 2일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투표하고 놀러가라"고 충고했다.이에 대해 한 트위터리안은 "20대 투표 참여율이 10% 이상 오른다면 20-80대까지 투표 참여인증샷만으로 입장 가능한 공연을 만들겠다"는 긴급 제안을 내놓고 "공연명은 "MUSIC VOTE FEST"라며 세부안까지 제시했다.판화가 임옥상 화백이 트위터를 통해 진행한 20대 투표 참여 트위터 이벤트도 눈길을 끌었다. 임옥상 화백은 20대 젊은이 가운데 투표를 한 1000명에게 자신의 판화 작품을 증정하겠다는 트위터를 올렸다. 박범신 작가는 직접 사인한 자신의 책 '은교' 10권을 기부했고, 배우 안석환은 '웃음의 대학' 연극표 100장을 증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명 바둑기사 이세돌은 20대 투표 참여자 100분과 함께 사진을 찍고 기념 사인을 해 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배우 박진희가 올린 투표 인증사진

▲'인증샷' 등 갖가지 아이디어 속출=20, 30대 유권자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도 제시됐다.국내 대표 트위터리안으로 꼽히는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투표소마다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하나씩 경품으로 마련해 놓으면 젊은층의 투표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한 트위터리안의 제안에 "대박 아이디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시골의사로 잘 알려진 박경철 씨도 자신의 트위터에 "백성은 비판없이 순종하는 사람, 시민은 비판적 분석의 바탕 위에 행동하는 사람, 지식인은 비판적 분석의 논거 를 제공하는 사람, 사이비 지식인은 낮에는 지식인으로 행세하지만 밤에는 이슬을 맞고 다니는 사람"이라며 "시민적 지식인 은 두눈 부릅뜨고 올바르게 투표하는 사람"이라고 남긴 뒤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이에 대해 한 트위터리안은 "2일 투표 마감시간이 다가오면서 투표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대규모 팔로워를 가진 트위터리안의 투표 독려가 일정 부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 인증사진 찍어 올리기'도 인터넷을 달궜다. 투표에 참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업로드하는 '인증사진' 열풍은 2일 하루종일 트위터 이용자들의 '대세'로 자리매김됐다. 인기 연예인인 2AM의 조권은 자신의 트위터에 인증사진과 함께 "수원 중학교 모교에 와서 투표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탤런트 박진희는 "아침 6시에 1등으로 달려갔다"며 투표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재계의 대표적 트위터 이용자인 박용만 두산 회장도 "투표를 완료했다"며 본인 사진과 함께 트윗을 업로드해 대표적 트위터로서의 부지런함을 과시했다.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율 상승은 2일 오후 20, 30대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연령대별 투표율은 개표 완료 이후 한달 정도 지나야 집계된다"고 덧붙였다.서소정 기자 ssj@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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