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단지 55개 클러스터 5588명 참여기술융합 신사업 창출 '외화절감효과'(상) 지식융합으로 신사업 창출 - 클러스터 사업[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산업단지가 진화하고 있다. 종래 칙칙하고 낙후된 모습을 떨치고 신기술과 고도의 연구개발이 싹트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올해부터 산업단지 내 소규모로 추진되던 산학연 협력 '클러스터 사업'은 보다 많은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광역화된다. 또 기업에서 버려지는 자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생태산업단지'도 본 사업이 추진된다. 이에 본지는 한국 산업단지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2회에 걸쳐 조명하고 그 미래상을 제시해본다.자동차 부품생산업체인 엔에스오토텍(대표 김상희)은 지난해 알루미늄으로 머플러보호대를 만들 수 있느냐는 제안을 GM대우로부터 받는다. 보호대는 350℃가 넘는 고온의 머플러로부터 인접 부품을 보호하는 제품이다. 그동안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다.김 대표는 곧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주물금형으로 알루미늄을 다뤄보니 접히거나 주름이 생기는 등 불량이 발생했다. 열에 약한 알루미늄의 특성 때문이었다. 고민에 빠진 김 대표는 자신이 평소 활동하던 반월시화 클러스터 모임에서 애로사항을 상담하다, 금형업체를 경영하는 임승희 본하이테크 대표를 만나게 됐다.김 대표는 "임 대표의 제안으로 주물금형을 플라스틱 금형으로 교체함으로써 불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노하우를 나누니 그 전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엔에스오토텍은 현재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되면 연간 약 500만달러(60억원)의 수입 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월시화산업단지내 자동차분과 클러스터 회원기업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업무에 대한 정보와 애로사항을 공유한다. 사진은 클러스터 소속 회원들이 정기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
올해 사업 시행 2단계를 앞둔 산학연 협력네트워크 사업 '클러스터'가 기술 전수에서부터 공동마케팅, 산학 연구개발 지원 등 맞춤형 지원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엔에스오토텍처럼 중소기업간 협력뿐 아니라 대기업이 클러스터 사업에 직접 참여해 기술의 상품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업단지에 위치한 진양ENG 사례가 그렇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벙커유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엔진(Duel Fuel Engine)에 사용되는 로커암 개발을 시작했다.이중연료엔진을 생산하는 바르질라-현대엔진과 함께 참여한 구매조건부 맞춤형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이다. 진양ENG 외에도 클러스터 회원사인 서암기계공업, 성문, 명성단조 등도 참여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선박용 이중연료엔진에 쓰이는 주요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있다.대불산단 관계자는 "국내 기술로 중요 부품을 개발하고 대기업이 양산 제작해 엔진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불산업단지와 서남권 엔진부품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산업단지내 기업간 지식공유를 이끌고 있는 클러스터 사업에는 지난해까지 기계 자동차 전자정보 등 12개 산단 총 55개 클러스터에 5588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개발은 물론 생산과 수출 등에서 월등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클러스터 회원사들의 총 생산액은 2004년 189억원에서 2008년에는 242억원으로 30% 가까이 상승했다(그래프 참고).이와함께 올해부터 산업단지를 광역화거점으로 연결하는 클러스터 광역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는 기업의 활동범위가 점차 광역권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따른 조치로, '5+2광역경제권 체계'에 맞춰 '거점-연계(Hub-Spoke)'형 광역클러스터를 구축키로 한 것. 산단공은 지난달부터 6개 광역권본부 출범행사를 열고 순차적으로 클러스터 확대에 나섰다. 이들 본부는 광역권별 선도 산업과 연계한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봉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광역 클러스터는 향후 각 광역경제권 발전을 선도하는 중요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산업단지 중심의 광역경제권 발전을 실현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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