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프랑스 칸 미라마르극장에서 첫 상영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 감독(사진 왼쪽)과 서영희(사진 가운데), 지성원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칸(프랑스)=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63회 칸영화제 비평가부문에 초청된 장철수 감독이 14일(현지시간) 첫 무대인사를 갖고 소감을 밝혔다.장철수 감독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프랑스 칸 미라마르극장에서 두 주연배우 서영희, 지성원과 무대에 올라 "첫 영화로 칸영화제에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36년 전 태어날 때의 느낌이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벅찬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저의 데뷔작을 칸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하게 됐다"며 "여러분은 제가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과 동급"이라고 말을 이었다.또 "나중에 나를 거리에서 본다면 이 순간을 같이 한 사람으로서 반갑게 안아드릴 것"이라고 덧붙이며 무대인사를 마쳤다.'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철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서영희가 주인공 김복남 역을 맡았고 신인 지성원은 김복남의 어릴 적 절친이자 서울에서 고향으로 휴가 내려온 정해원 역으로 출연했다. 여섯 가구 아홉 명이 주민의 전부인 작은 섬에서 온 마을 사람들에게 학대당하고 사는 김복남이 폭력적인 남편의 실수로 딸이 죽자 잔인한 복수를 꾀한다는 내용을 그렸다. 백치에 가까운 착한 여자가 온 마을 사람들의 괄시와 학대를 받는다는 내용의 전반부 드라마가 끝나면 이 영화는 후반부 하드고어 호러로 급변해 관객을 충격으로 몰아넣는다.실제로 이날 상영 당시 잔인한 장면이 나올 때는 일부 관객들이 빠져나오기도 했으며, 하드고어 슬래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이 피를 뿌릴 때면 일부 관객들은 환호에 가까운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독특한 영화를 들고 칸을 찾은 한국의 신인감독에 대해 프랑스 현지 반응은 꽤 호의적인 편이다. 칸영화제 개막 전 파리에서 미리 상영된 이 영화를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도록 힘을 쓴 이가 바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영화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전 편집장 샤를 떼송이다. 샤를 떼송은 이날 첫 상영 당시 무대인사에서 장철수 감독을 소개하며 "김기덕 감독 영화의 요소를 갖고 있지만 매우 다른 영화"라며 "한국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장 감독에 대한 현지 매체들의 인터뷰 제의도 밀려들고 있다. 장 감독은 이에 15일 하루 종일 영화 상영, 관객과의 대화, 인터뷰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날 발간된 버라이어티 데일리에서 "여러장르가 잡동사니로 뒤섞인 영화"라며 "서울과 시골을 대비한 것처럼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대조적으로 구성한 것은 능숙한 솜씨이지만 영화의 통찰력이 깊게 들어가지 못하고 하드고어 호러 장르로서 그다지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장단점을 지적했다. 또 할리우드 리포터는 15일자 데일리의 리뷰에서 "장철수 감독은 첫 번째 영화에서 점진적으로 커지는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10억원 미만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아직 국내 배급사가 결정되지 않아 개봉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제작사 관계자는 "프랑스 현지 반응이 좋아 이를 토대로 국내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고경석 기자 kave@<ⓒ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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