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 굵은 强小중기 발굴, 예비 중견기업으로 키울것'

[아시아초대석]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b/>400개 성공기업 분석…정책 미비점 개선고용창출 기여ㆍ1인창조 기업 적극 지원"임기 중 예비 중견기업을 200개 만들겠습니다. 성장률이 높거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강소(强小)기업들을 선택해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에서 울려퍼지는 강한 공명(共鳴). 취임한지 채 한달도 안됐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중기 현장을 누비며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것같은 확신에 찬 목소리. 작은 체구임에도 강한 기(氣)가 넘쳐났다. 온화한 미소와 강렬한 눈빛에서는 소통과 뚝심이라는 두 단어가 떠올랐다. 자신의 신념을 또박또박 막힘없이 설명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믿음이 절로 느껴진다. 중소기업이 당면한 수많은 과제도 거뜬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풍부한 에너지가 인터뷰 내내 주변을 맴돌았다. 김동선 중소기업청장(55ㆍ사진)을 대전종합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b/]◆김동선 중기청장 주요 약력</b> ▲강원 영월 ▲신일고, 고려대 무역학과 ▲핀란드 헬싱키대(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25회 ▲특허청 국제협력담당관실 사무관 ▲통상산업부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파견 ▲산자부 미주협력과장, 중국협력기획단장, 주중한국대사관 상무참사관 ▲대통령실 지식경제비서관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김동선 중소기업청장(55ㆍ사진)을 대전종합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김 청장은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예비 중견기업을 집중 발굴해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이 있음에도 글로벌 기업으로의 육성까지는 미치지 못했던 한계점도 지적했다. 이제는 중소기업 지원에 따른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뿐만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기보다 대기업의 수출 드라이브에 편승해 양적 성장에만 치우친 중소기업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런 업체들은 신제품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건실한 중소기업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고 김 청장은 분석했다. 우수 업체들에게 집중돼야 할 자금 등 지원책이 본의 아니게 분산돼 버렸다는 것이다. 김 청장은 "세계 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성공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예비 중견기업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본적으로 젊은층이 갖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일하고 싶은 매력적인 직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b/>[대담=김종수 산업2부장]<b/>- 청와대를 떠나 청장에 취임(3월23일)한지 20여일이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중소기업인들을 만나고 현장을 방문하면서 느낀 경기(景氣)는 어땠는가. <b/>▲취임하고 일주일 뒤 인천지역 중소업체를 처음 방문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뜨거운 열기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중소기업 가동률과 경기 예고지표 등을 살펴보면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은 여전하다. 특히 인력 부족은 심각한 문제다. 청년 실업자들은 늘어나지만 중소기업에 취직하려는 젊은층은 드물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인력부족 문제와 실업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b/>-경기 낙관론도 있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조선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남부지역은 조선업의 불황으로 협력 중소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이들에게 지원된 중기 대출금도 회수하기 힘들 정도라는 우려도 나온다.<b/>▲수도권에 비해 지방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많은 편이다. 특히 지난해 불황에 허덕인 조선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이 밀집돼 있는 남부지역의 상황은 더 안 좋다. 올들어 대기업 위주로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수주하는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주문이 취소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화된 선종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영 및 수출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더불어 질적이 아닌 양적으로만 기형적으로 늘어난 중소조선사들에 대해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쟁력을 갖춘 중소조선사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b/>-취임 때부터 "될성 부른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이 중견그룹으로 성장하면 160여가지의 지원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그들에게 또 다른 혜택을 제공해야 하지 않나.<b/>▲중소기업을 졸업하는 기업들이 일시적인 경영애로 등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견그룹 육성전략'을 마련,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세제혜택과 연구개발비 지원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원활하게 성장해나갈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정비해나갈 것이다. 현재 3만개 중소기업과 400개 성공기업의 성장경로를 심층 분석중이다. 분석결과에 따라 기존 시책을 보완하고 개선해 기업군의 특성과 업력에 맞춘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b/>-일자리창출이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실업자가 1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1인 창조기업'의 육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b/>▲대기업은 생산공정 자동화 등을 통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이 앞장서 나가야 한다. 고용창출 능력이 큰 벤처, 이노비즈 등 혁신형 전문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새로 창업하는 곳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 창업을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꾸준히 늘려나가야 한다. 단순한 일자리가 아닌, 예비취업자들이 선호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보다는 앱 디자인, 문화콘텐츠, 게임 등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 최근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늘어나는 추세다. 젊은층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방안 중 하나로 올해 전국에 10곳의 '앱(App) 창작터'를 지정, 앱 개발자를 양성할 방침이다. 앱 창작터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실무교육 및 개발지원, 개발자간 네트워크 구축, 개발에 필요한 테스트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기본 개발자 과정과 전문 개발자 과정으로 나눠 교육생의 소프트웨어(S/W) 개발 소양에 따른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범용되는 리소스(그래픽, 음원 등)를 공유하고 개발자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문가 멘토링, 개발자간 협업 등 인프라를 조성할 예정이다.<b/>-환헤지상품 키코(KIKO)에 가입해 피해를 본 수출 중소기업들의 문제가 최근 2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가 한국씨티은행 등 4개 은행을 상대로 검찰에 형사고발까지 했다. <b/>▲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손실은 2조4317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와 관련한 소송이 여러 건 진행중이다. 중기청이 키코 문제 해결에 앞장서 나가야겠지만 직접적인 개입은 한계가 있다. 법원의 가처분신청에서도 개별 판매과정에 따라 각각 다른 결정이 있었던 만큼, 검찰과 사법부의 판단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환율 변동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수출에 매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강구해 나가겠다. 또 환헤지 피해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상품 내용 등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도록 교육과 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b/>-납품단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도 개선에 대한 노력들이 계속돼 왔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b/>▲대기업으로의 종속성이 심한 만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대기업들이 예전에 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납품단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정거래 인식을 확산하고 상생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다. 상생문화포럼 개최, 대중소기업간 공정하도급거래 실천협약 등으로 상생협력이 경영문화로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사례 등이 시정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을 신뢰하고 많이 써 줘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수요자(대기업) 연계형 기술개발사업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b/>-우수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창업을 돕는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시제품 개발은 물론 실제 제품 출시 이후 마케팅 비용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b/>▲우수 아이디어를 발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시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제작, 마케팅, 판로개척까지 모든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효과가 있다. 우수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이 더 많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지원자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 정리=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사진= 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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