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순매도 동조화 우려..추가 조정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외국인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일 장중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은 12일에 이어 13일 장중에도 강한 매도세를 지속하며 국내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3월 이후 한달여만에 8조5000억원을 사들이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지난 9일과 12일 외국인은 장외거래에서 매수세를 보이며 결과적으로는 2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하게 됐지만, 정규거래에서는 순매도세로 장을 마감했다. 13일인 이날 외국인이 지금과 같은 매도세를 장 마감시까지 유지하고, 장외거래에서 별다른 동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23거래일만에 매도 우위로 방향을 틀게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지속할만한 뚜렷한 이유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외국인은 비교적 뉴욕증시의 흐름에 연동하는 경향이 강한데, 지난 밤 미 다우지수는 19개월만에 1만1000선을 돌파하며 거래를 마쳤으니, 미 증시의 흐름과 이날 외국인의 움직임은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다.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전날 외국인이 장중 매도세를 지속한 주된 이유는 원ㆍ달러 환율의 급락이었다. 원화강세 현상으로 수출주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수출주 위주의 매도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재차 반등에 나서면서 원화강세 흐름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수출주에 대한 매도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미 증시의 흐름도 견조하고 급락하던 환율도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으니 외국인의 장중 매도세도 완화돼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외국인의 장중 매도세는 더욱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매매가 이들 주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흔들린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심리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어서 더욱 우려된다. 선물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선물시장에서의 거래량이 46만계약을 상회했다는 점은 하락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전일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증권 50%를 제외하면 절반 이상인 26%를 기록했다"면서 "추세판단의 중요 바로미터인 비차익거래 역시 시장 방향성과 일치했는데 이들 변화는 외국인의 시각 변화 가능성이 높음을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나 베이시스 급락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외국인의 현물 순매도가 지속된다면 지수는 추가 하락세를 보이게 되고, 이는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동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200지수선물은 장중 6주만에 20일 이평선을 무너뜨리기도 했는데, 20일선을 붕괴하면서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빠르게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오전 9시50분경까지 4000계약을 넘어섰던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는 20일선을 무너뜨린 오전 10시경을 전후로 빠르게 줄었고, 11시 현재 2500계약대에 머물고 있다. 물론 전날 외국인들이 장중 내다팔았던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을 장외거래에서 거둬들인 점 등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외국인의 시각이 완전히 뒤바뀌지 않은데다 기존 한달만에 8조5000억원을 넘어섰던 매수세를 감안하면 지금의 매도 규모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그토록 견조하게 유입되던, 또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리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중단됐으니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바닥났다고도 볼 수 있고, 장중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흐름을 통해 외국인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인한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증시에 대한 태도에서 변화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37포인트(-0.37%) 내린 1703.93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83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90억원, 7억원의 매도세를 지속중이다.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500계약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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