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트리플톱 가능성 높은 이유

외국인, 삼성전자ㆍ현대차에 등돌려..추가 모멘텀 부재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지난 6일까지 3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 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서면서 국내증시의 삼중천정(triple top)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고점을 연일 경신하긴 했지만 1720~1730대에서 추가적으로 상승폭을 늘리지 못하면서 이 부근에 강력한 저항이 존재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9월23일(1723.17)에 이어 올해 1월19일(1723.22)까지 1723대에서 추가 상승에 실패하면서 이중천정(double top)을 형성했다. 이어 4월6일 1732.98까지 올라서며 더블톱을 넘어 상승세를 무난히 지속하는 듯 했지만, 이내 고꾸라지며 다시 1720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낙폭을 만회하고 추가 상승에 실패한다면 1720~1730대에서 삼중천정, 즉 트리플톱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추가 상승을 시도하면서 더블톱을 뚫고 올라설지, 혹은 고꾸라지면서 트리플톱의 존재를 확인시켜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지만, 현재 주식시장 분위기를 보면 트리플톱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대표적인 이유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전날인 지난 6일까지 사상 최고가(87만5000원)를 경신하는 등 탄력있는 흐름을 보였지만,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1.5%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나란히 신고가 기록을 세워가던 현대차 역시 1.5%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증시를 이끌어온 투톱이 나란히 약세로 돌아선 것은 등을 돌린 외국인 탓이다. 외국인은 3월 이후 국내증시에서 단 한차례 매도세를 보였을 뿐 연일 강도높은 매수세를 지속하며 상승세를 주도해왔다. 특히 이들의 매수세는 IT 및 자동차주에 집중됐는데 IT 및 자동차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의 애정공세는 유난히 강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본격적인 매수세를 시작하던 3월2일부터 전날인 4월6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1조790억2200만원)였다. 이 뒤를 LG전자(4880억8000만원)가 이었고, 3위에는 현대차(4017억3500만원)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증시에서 영향력이 큰 이들 종목을 외국인이 지난 한달간 집중적으로 매수하며 전체 증시를 끌어올렸던 셈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해 나란히 매도 공세를 보이고 있다. 매도 상위 창구에도 모건스탠리와 UBS가 각각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외국계 매물이 상당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을 기준으로 외국인의 태도가 완전히 뒤바뀐 것은 전날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의 집중적인 매수세가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고, 실적 잠정치가 공개되자 외국인들은 뉴스에 내다 판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여전히 매수세를 유지하면서 IT주에 대한 매수세가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이 덕분에 지수 역시 1720대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IT주나 자동차주만큼 시장에 영향력이 강한 업종이 없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 흐름이 꺾이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도 꺾였기 때문이다. 당분간 증시에 모멘텀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외국인이 실적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매수에 나선 것이라면 4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어닝시즌에서 차익실현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여타 모멘텀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밤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출구전략이 당분간 없을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미 채권금리 역시 인플레 우려가 없는 가운데 상승세를 보이면서 출구전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언뜻 보면 출구전략이 증시에는 상당한 악재처럼 느껴지지만 출구전략의 초기 단계는 증시에는 상당한 호재가 된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면서 시장 내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도 재차 확산되고 있고, 미 다우지수 역시 1만1000선에서 상당한 저항을 느끼고 있음이 확인된 상황에서 국내증시가 추가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트리플톱에 대비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32포인트(0.08%) 오른 1727.41을 기록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만원(-1.15%) 내린 8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현대차(-0.78%) 역시 약세를 기록중이다.

코스피 주가 흐름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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