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경로당 없애고 개관한 노원 구립 실버카페 개관 2주만에 4000여명 찾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 4일 오후 2시 은은한 실내조명과 의자 등 잘 갖춰진 호텔급 수준의 분위기가 나는 노원구립 실버카페.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와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배호의 ‘떠나야할 당신’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등 추억의 옛 노래가 흘러나온다. 노원구(구청장 이노근)가 전국 최초로 경로당을 없애고 만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한 '구립 실버 카페'가 개관 2주만에 4000명이 넘는 인원이 이용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구가 중계동 영어과학공원 내에 지상 1층, 270㎡ 규모로 조성한 실버카페는 공연무대, 전시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노인들이 음악 감상과 공연을 관람하며 커피를 마시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돼 노인 여가 문화 패턴을 바꿨다는 평가다.
노원 구립 실버카페가 나이드신 어르신들의 인기 장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개관 이후 매일 이 곳을 찾는다는 중계2동에 거주하는 전수현(70)씨는 "잘 해놨다. 그동안 노인정에서 100원짜리 화투를 쳤는데 없어진다고 해서 어디가 무얼 하나 하고 서운했지만 내 하루 일과의 패턴이 바뀌었다”며 즐거워했다. 오후 3시가 가까워 오자 노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루 한번씩 정기 공연이 이뤄지기 때문. 작은 무대에는 연주를 하기 위해 마이크와 악기가 설치되고 이어 사회자가 등장 공연시작을 알렸다. 섹스폰 연주자도 노래 부르는 가수와 사회자 모두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한 때 유명 방송사와 가수 출신의 왕년의 스타들이다. 이날 ‘안개낀 장춘단 공원’등 노인들 구미를 당기는 10여 곡을 선사한 76세 할머니 가수 천옥선씨는 객석의 앵콜 요청이 쇄도하는 등 인기를 독차지했다. 도봉구 창동에서 왔다는 전복자(66)씨는“두 번째 찾았는데 커피 맛도 좋고 분위기도 깨끗해 좋다”며“이렇게 라이브 공연을 보며 차 한잔을 하려면 젊은이들과 함께 봐야 하는데 이런 공간이 있어 참 좋다”고 손을 치켜세웠다. 이날 눈에 띄는 것은 개량한복을 입고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와 차 심부름을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들은 연신 몰려드는 주문에 인터뷰를 요청해도 나중에 얘기하자고 할 정도로 바빴다.
노원 구립 실버카페
총 8명의 바리스타와 20여명의 서빙 인력이 채용돼 3교대로 종사한다. 취직을 해 돈도 벌고 노년을 즐겁게 보내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여기서는 60세 이상 어르신에겐 카페라떼, 에스프레소 등 커피와 쌍화차, 생강차는 500원, 믹스커피는 300원에 판매한다. 차 이외에 토스트, 팥빙수, 주스 등도 준비돼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차 값은 일반인은 1000원.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구 관계자는“처음에 카페를 조성한다고 하니 어르신들이 다소 불만이었는데 즐거워 해 다행”이라며“주말이면 400~500명이 찾는 등 성공적인 카페로 자리잡아 가고 있어 노인 여가문화를 선도하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복지과(☎2116-3753)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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