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식경제부가 18일 범부처차원의 중견기업 육성전략을 내놓은 것은 중견기업들이 더이상 중소기업졸업이라는 불안에만 떨지 말고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 이후 중소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찾기 어렵다. 과거 개발연대(60~80년대) 이후에는 새로운 대규모 기업집단이 출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97년 중소기업중 2007년 현재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119개社에 불과하다. 1997년에 중소·중견기업중 2007년 현재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28개社. 이중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기업(21개社), 외국인기업(4개社)을 제외한 독립적 대기업은 3개社(풍산·오뚜기·이랜드)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자금과 조세에서 혜택을 받은 중소기업 가운데 일정규모 이상의 300개사가 2012년이면 중소기업을 졸업한다. 말이 중견기업이지 중기를 졸업하면 사실상 대기업에 버금가는 세부담을 갖게 된다. 160개에 이르는 각종 중소기업 지원제도도 사라진다. 정부는 우선 조세부담부터 완화해주기로 했다. 중견기업을 지경부 법안인 산업발전법에서 중견기업중견기업 정의 및 지원근거를 명시키로 한 것.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난 기업 중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집단이 아닌 기업으로 중견기업을 정의하되 필요시 시행령에 더 구체적인 기준을 두기로 했다. 법에는 포괄적 지원근거만 두고 정책별로 해당 법령에 별도의 추진 근거를 둘 수 있도록 해 중소기업에 준하는 수준의 지원을 받게 된다. 조세부담에 대해서는 최저한세율과 R&D세액공제의 경우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3년) 이후 별도의 부담완화기간(5년)을 두고, 이 기간 동안 부담이 단계적으로 증가하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신용보증의 경우 중기 졸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보증축소, 가산보증료 부과 등의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부담완화기간(5년) 동안에는 기존 보증을 원칙적으로 축소하지 않고, 가산보증료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에만 100억원까지 인정해주던 상속세공제한도 지원은 중견기업에도 주기로 했으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고용을 늘린다는 조건을 두기로 했다. 기업은행과 기존 거래관계에 있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더라도 자금회수를 하거나 주거래은행이 변경되지 않도록 거래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로 인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자금공급이 줄지 않도록 정책금융공사는 중견기업 특별 온렌딩(On-lending,전대방식) 제도를 도입해 장기설비 투자 및 운영 자금을 지원한다. 신성장동력산업, 녹색산업 등에 해당하는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해 자금을 지원한다. 특별온렌딩이 경우 기업규모를 감안해 일반 온렌딩보다 자금지원한도를 증액할 계획이다. 중견기업이 성장이 정체된 데에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부족한다는 지적이 높다. 정부의 R&D 지원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 2008년 기준 산업기술 R&D 지원금 비중은 중소기업 61%,대기업 33%이고 중견기업은 6%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 비중을 2012년까지 17.9%로 늘리고 글로벌 1위 원천기술 확보에 필요한 충분한 규모로 지원키로 했다. 현행 연간 15억원 내외 5∼7년간 지원을 연간 최대 100억원, 3∼5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소재, 부품, 장비, SW 등의 분야에서, 매년 30개 기술을 선정,지원해 2020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300개 유망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원천기술 사업화를 위한 대형과제를 추진하고, 외국기업ㆍ기관 등이 공동 참여하는 글로벌 R&BD도 도입한다. 대형 R&BD는 과제당 연 25∼100억원 규모로 2년간 지원한다. 이외에도 중견기업 특별시설자금 제도를 도입해 전략부문 장기설비투자 및 R&D 자금 등 대출도 지원하고 중견기업 전용 펀드를 조성해 주식 또는 회사채 인수도 돕는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중견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제품개발-생산-판매 등 글로벌화 가치사슬 전 과정에 필요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중견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R&D 지원 규모와 기간을 원천기술을 충분히 확보하는 수준으로 확대하고, 100개 이상 기업군에 밀착해 기술관련 애로사항을 1대 1로 해결해 주는 '기업 주치의 센터'를 운영한다. 정부는 글로벌기업으로 대기업으로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에는 지원을 더욱 집중시킬 계획이다. 산업기술진흥원, 코트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지원기관 합의체가 기술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글로벌 시장진출 의지가 강한 기업을 선정해 R&D, 전문인력, 자금, 해외 마케팅 지원 등을 패키지로 제공할 계획이다. 기관간 협조체계 유지를 위해 운영인력 외에 지원기관 파견인력으로 구성된 센터를 가동해 신청접수, 선정위원회 운영, 지원수요 파악, 사후관리 등 기업지원의 창구역할을 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노력이 이루어지면 2020년까지 히든챔피언 수준의 월드클래스기업 300개를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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