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뇌관 PF]신규계획 '그림의 떡'..기존 사업도 좌초위기

<상> 중장기 주택수급난..자금 조달길 막혀 중장기 주택공급 불안감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오진희 기자] <div class="blockquote">한 중견건설업체 대표 A씨는 얼마 전부터 잠 못 드는 밤이 많아지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금 만기가 가까워오지만 이를 연장하기가 쉽지 않아서다.그는 최근 은행에 10%가 넘는 높은 이자율을 먼저 제시하며 자금대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NO'였다. 지방에 소재한 미분양이 많은 사업장인데다 준공 후에도 입주율마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은행이 위험부담을 마냥 질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금융권의 소극적인 PF대출 관행이 유행처럼 번지며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건설업체들이 끙끙 앓고 있다. 정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만기가 닥칠 경우 줄줄이 회사 간판을 내려야 할 판국이다.이에 PF사업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진단해본다.
#"신규 PF 사업은 꿈도 못 꾼다. 재개발ㆍ재건축 단지 수주에만 전력을 쏟고 있다. 그나마 우리야 기존 PF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중견건설사들은 기존 사업도 진행 못하는 곳이 많다."(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사업을 하다보면 애초 계획이 수정되기도 하는데 요즘 PF사업 계획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업비라도 계획대로 조달되면 좋을 텐데 말이다." (중형 주택 전문 건설사 한 관계자)건설업계가 PF발 후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파트의 미분양 증가로부터 시작된 자금경색이 PF 채무에 따른 건설사 유동성 악화 및 연쇄부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도 PF대란을 우려해 신규대출을 억제하고 기존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가는 등 돈줄을 바짝 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보금자리주택과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 등 공공부문의 주택공급이 본격화되면서 민간 건설사들이 설 곳을 잃었다. 이는 결국 건설사들의 신규 주택사업의 걸림돌로 작용, 중장기적인 주택수급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17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견 건설사들이 대단위 개발사업과 관련, 금융권으로부터 PF를 거절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제1금융권이 PF 대출 연장이나 신규대출을 꺼리면서 A-이상 등급 이상인 건설사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손을 벌리는 상황이다. PF는 직접적인 채무는 아니지만 시행사 PF 대출에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이어서 부도가 나면 건설사가 이를 갚아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건설사들의 PF(ABS+ABCP+PF론) 잔액은 대우건설 4조5000억원, GS건설 4조원, 금호산업 2조7000억원, 두산건설 1조9000억원, 현대건설 1조9000억원, 삼성물산 1조1000억원, 현대산업개발 8200억원 등이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분양 사업장이 늘면서 아파트사업 PF는 신용도를 철저히 따져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다"며 "서울 경기도권 금싸라기 땅을 보유한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PF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PF 대출의 끈을 바짝 죄면서 주택단지개발사업 등에 자금 대출을 못 받아 발을 동동구르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대단지 신규 주택사업은 보류한 채 재개발ㆍ 재건축 수주 중심으로 주택사업의 명맥을 이어가는 곳까지 생겼다. 주택건설 산업은 특성상 땅 매입에서부터 주택분양 단계까지 초기 자금을 금융권에서 빌려 사업을 벌인다. 하지만 금융권이 지금처럼 돈줄을 조인다면 신규사업 구상은 커녕 기존 사업도 지연되거나 좌초될 수밖에 없다.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은 "PF를 통한 신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분양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건설회사가 많아졌다"며 "이는 당장 건설업계의 고용창출 능력을 떨어뜨려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2~3년 뒤엔 주택수급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1~2년간 시장불안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PF대출로 인한 수급난으로 확언하긴 힘들다"며 "서울만 보면 강북 재개발과 강남 재건축 등으로 인한 전세난과 같은 문제가 더 심화될 수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많다"고 말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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