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뉴스캐스트, 오히려 네티즌들 외면

중복 뉴스, 애매모호한 주제 분류로 혼란 가중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개편된 네이버의 뉴스캐스트에 대해 네티즌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주목된다.주제별 뉴스보기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뉴스를 이용자에게 공급한다는 취지로 개편됐지만 한 화면에 같은 내용의 뉴스가 3∼4개가 등장하는가 하면 애매모호한 주제 분류로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NHN은 지난 2일 밤 10시를 기해 포털 네이버 초기화면의 뉴스면에 ▲톱뉴스 ▲정치 ▲경제/IT ▲사회 ▲생활/문화 ▲세계 ▲스포츠/연예 ▲스페셜 ▲지역 등 총 9개의 주제별 뉴스를 기본형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주제별 뉴스는 이용자가 특정 언론사를 선택하지 않는 한 네이버 초기 화면에 그대로 노출된다. 각 주제마다 5개의 페이지를 갖고 있으며 페이지마다 6개 언론사의 기사가 노출된다. 기사는 자동으로 순환된다. 톱뉴스의 5페이지가 모두 노출되면 정치면으로 옮겨가는 형태로 9개 주제를 모두 노출시킨다. 네이버에 접속하면 기본으로 톱뉴스가 표출된다. 사용자마다 다르지만 포털 초기 화면에 머무르는 평균 시간이 1분 내외인 것을 감안할 때 정치, 경제/IT 등의 뉴스들은 초기화면에서 3∼4분씩 머물지 않으면 아예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톱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의 해당 뉴스페이지로 가는 대신 메인 페이지로 유입되는 것도 문제다. 이용자들에게 마치 해당 언론사의 광고같은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섹션별 뉴스처럼 톱뉴스도 해당 기사 화면으로 곧바로 가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뉴스캐스트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들을 모두 볼 수 없는 점도 문제다. 현재 뉴스캐스트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는 총 48개다. 이 중 톱뉴스에 노출되는 언론사는 30개로 18개 정도의 언론사는 아예 노출조차 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주제별 섹션 내부로 들어가면 중복기사 천지다. 정치 같은 경우는 한 화면에 같은 뉴스가 3∼4개씩 등장하기도 한다. NHN의 개편 의도가 같은 이슈를 다루는 각 언론사 뉴스를 비교해 보라는데 있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상 주제는 다양하지만 기사는 다양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주제별 분류가 애매모호한 것도 눈에 거슬린다. 생활/문화 섹션과 스포츠/연예 섹션은 대부분 연예 뉴스들이다. 주제별 카테고리 분류가 모호한 뉴스들을 표출하기 위한 스페셜 섹션 역시 연예와 스포츠 뉴스로 가득 차 있다. 짜임새 없는 화면도 불만을 사고 있다. 톱뉴스와 정치, 경제/IT 카테고리에는 사진 기사가 없어 휑한 느낌을 준다. 언론사 이름과 뉴스 제목을 모두 넣다보니 가시성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옴부즈맨 카페(cafe.naver.com/navernewscast)의 네티즌(ID rotkrn)은 "이번 뉴스캐스트 개편은 전광판 광고를 갑자기 글 광고로 바꾼 것과 같은 것"이라며 "뉴스 자체를 보기가 싫어진다"고 지적했다. NHN 관계자는 이번 뉴스캐스트 개편의 의의에 대해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들만 선보이던 기존 뉴스캐스트와 달리 다양하고 심도높은 기사를 보게 될 것"이라며 "언론사가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연예, 스포츠 등 특정 이슈를 과도하게 노출하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양하고 심도높은 기사 대신 같은 이슈를 다룬 기사들이 즐비하고 연예, 스포츠 이슈는 무려 3개의 카테고리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새로운 뉴스캐스트가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뉴스캐스트 개편을 환영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이들은 대개 선정적인 기사와 낚시성 기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 상당수는 뉴스캐스트로 인해 네이버 뉴스가 지난 1년간 가십성 타블로이드 뉴스로 전락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네이버 블로그의 한 이용자(ID youronlylove)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선정적인 기사가 확연히 줄어들어 이번 뉴스캐스트 개편은 대 환영이지만 뉴스캐스트 시행 전과 비하면 나아진 게 없다는 점도 일리가 있다"며 "네이버가 뉴스의 개인화, 콘텐츠의 적극적 선택을 강조하며 내세운 높은 이상도 포기한 셈이 됐다"고 평가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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