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영국이 사상 첫 1월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정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영국의 재정 상태가 최근 국채위기를 불러온 그리스 등 유럽 주변국보다 더 우려스런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18일(현지시간) 영국 재무부는 1월 43억파운드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법인세를 포함한 세수가 높아 통상 재정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1월 적자가 발생한 것은 영국 재정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는 26억파운드 흑자를 예상했다.연말 정산에 따른 세금 환급과 소득세 감소 등으로 세수가 전년대비 7.8% 줄어든 505억 파운드에 그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법인세 역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영국 정부가 중요한 과세 기간인 1월부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재정수지 집계를 시작한 1993년 이래 처음이다. 지표가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 주변국에 이어 영국의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본격 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재무부는 영국 정부가 올해 재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9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그리스 사태로 압박을 받고 있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10년물 영국 국채의 수익률도 5bp 오른 4.18%로 15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올 회계연도 들어 현재까지 영국의 재정적자는 1220억파운드에 달한다. 재무부는 전체 회계연도 적자 예상 규모를 1700억파운드로 예측한 바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이즈뱅킹그룹(LBG) 등 국유화 된 금융회사와 다른 금융 개입으로 인한 영향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재정적자는 1300억 파운드, 연간 1780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네빌 힐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재정상태가 개선되고 있다는 희망이 이번 결과로 꺾였다”고 지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조나단 로인스 선임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연간 적자는 정부 예상치인 1700억파운드보다 100억파운드 많은 1800억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영국의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2.8%에 이르는데, 이는 그리스의 작년 적자인 GDP의 12.7%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월 결과는 아직까지 영국 경제가 견딜 수 있을 때 좀 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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