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朴2鄭' 세종시 정국 속 여권 차기주자 득실은?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 세종시 논란이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운찬 국무총리 등 여권 차기 주자들의 득실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 세 사람은 세종시 수정론 정국 속에서 격한 대립과 갈등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목소리를 내왔다. 결국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2012년 차기 대선과의 연관 속에서 나온 것. 박 전 대표는 여야를 통해 차기주자 선호도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세종시 문제는 박 전 대표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사안. 1998년 정치입문 이후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온 만큼 세종시 수정론에 동의하기 힘들다. 또한 역대 대선에서 충청민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종시 원안 사수를 통한 충청민심 획득은 차기 대선의 필승구도다. 다만 세종론 정국 속에서 현재권력인 이 대통령과 돌아올 수 없는 갈등관계를 맺은 것은 부담이다. 미래권력이 현재권력과 불편한 관계를 맺으면 대선에서 크고 작은 불이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문민정부 시절 여권 차기주자였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나 참여정부 시절의 여권 차기주자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각각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확실한 지원을 얻지 못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정 대표와 정 총리는 지난달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박 전 대표와 크고 작은 충돌을 겪었다. 정 대표는 우선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성어를 화두로 박 전 대표와 격하게 충돌했다. 정 대표는 지난달 11일 당 회의에서 '미생이 애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폭우 속에서도 다리 밑에서 기다리다가 익사했다'는 중국 고사성어 미생지신을 예로 들며 박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체육인, 축구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정치인으로서의 당당한 목소리를 낸 것. 특히 정운찬 총리가 키를 쥐고 있는 세종시 수정론에 대해 여권 대표로서 확실한 입장을 밝혀 잠재적 경쟁자인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워 정치인 정몽준으로서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것. 정 대표는 아울러 그동안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장광근 사무총장 교체에 성공하며 본인의 존재감도 한껏 부각시켰다. 다만 앞으로 차기 레이스에서 취약한 당내기반은 여전히 숙제다. 100여명에 육박하는 친이계, 5~60명에 이르는 친박계와는 달리 자파 소속 의원은 전여옥, 홍정욱, 신영수 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 총리는 이번 세종시 정국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얻었다. 정 총리는 수정론이 성공할 경우 단숨에 유력 차기주자로 등극할 수 있었지만 세종시 갈등이 여권 내부의 극한대립으로 흐르면서 최악의 경우 국론분열의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정 총리는 지난해 9월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실용 친서민 행보로 지지율을 높여가던 시점에 총리로 발탁돼 여권에 합류했다. 박 전 대표에 맞설 친이계 후보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번에 유력 대항마로 떠올랐다. 참신하고 개혁적인 이미지와 서울대 총장을 지낸 경력은 지난 대선 당시 여권에서도 탐을 냈을 정도였다.실제 국무총리의 역할을 잘 수행하면 국민들에게 차기 주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단번에 대권후보로 떠오른다. 과거 고건,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참여정부 당시 여권의 대권후보로 거론됐던 점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정 총리를 세종시 정국 속에서 별다른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했다. 특히 총리 입문 이후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실언 논란으로 총리 자질론까지 부각될 정도였다. 아울러 여권 내 친박 진영의 거센 견제도 부담이었다. 친박 진영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보다 더 거세게 정 총리를 몰아세우면서 박 전 대표의 잠재적 대항마로 커나가는 것을 강하게 견제했다. 한편,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차기 주자 선호도에서 35.5%로 부동의 1위다. 반면 정 대표는 10.5%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13.3%)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랐다. 반면 정 총리는 10위권 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정도로 추락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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