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노마진 마켓 운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도림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모씨(41)는 화요일 퇴근길에는 찬거리를 사기 위해 특별히 들르는 곳이 있다. 영등포구청 역 광장 노마진마켓(no margin market). 생선 채소 양념류 등 다양한 품목을 원가에 판매하는 곳이다. 이씨는 "품질 좋은 국산품만 파는데다 값도 싸서 항상 이 곳에서 장을 본다"고 했다.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의 화요일은 즐겁다. 첫째 주 화요일을 제외한 매주 화요일에 지역 전통시장과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동참, 농수축산물, 지역 특산물 등을 마진을 쏙 뺀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는 팍팍한 주민들의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고 지역 전통시장을 적극 홍보,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이 노마짐 마켓에서 고구마를 팔고 있다.

◆화요일에 노마진(No margin)...외국어로 흥정하면 더 저렴 구는 둘째 화요일에는 노마진 마켓, 셋째 화요일에는 시장별 노마진마켓, 넷째 화요일엔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를 각각 운영한다. 노마진 마켓은 오전 9~ 오후 7시에 영등포구청역 7번 출구 앞 광장에서 열린다. 지역 내 8개 전통시장 상인들이 농수산물 건강식품 화훼 밑반찬 떡 생활용품과 의류 등을 원가로 판매한다. 특히 영어 등 외국어로 흥정하면 값을 더 깍아준다. 거주 외국인들을 비롯한 많은 다문화가정 구민들의 편한 장보기를 위한 구의 작은 배려이자 더욱 많은 고객을 유치하려는 홍보전략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구에서는 장터 상인들에게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하는 간단한 비즈니스 회화를 지도했다. 대림동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 장모씨(37)는 “(상인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물건 사는데 불편하지 않아 고맙고 좋다”고 했다. 이 마켓은 지난 해 6월 시범 운영 뒤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정기행사가 됐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천명 이상의 주민들이 이 곳을 찾는다고 구 관계자는 전했다. ◆여세를 몰아 구는 노마진 마켓을 전통시장별로 확대, 셋째 화요일 오전 10시부터는 지역 4개 전통시장에서 '시장별 노마진 마켓을' 연다. 참여 시장은 신길1동 대신시장, 영등포동 영등포시장, 대림1동 우리시장, 당산1동 조광시장. 생선, 정육, 반찬류, 과일, 채소, 각종 잡화류 등을 싸게 살 수 있다. 노마진 마켓에 참여하는 상인 김모씨는 “행삿날 새벽에 물건을 떼어다 마진을 붙이지 않고 당일에 다 판다”며 “가격, 품질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고객들께 하루 봉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는 참여 점포에 노마진 마켓임을 식별할 수 있는 표시를 달아 주민들이 시장 안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의 각 전통시장에서 직접 행사하기 때문에 노마진마켓을 찾는 주민들도 훨씬 편하다. ◆매월 넷째 주에 열리는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는 오전 9시부터 영등포구청역 7번 출구 앞에서 열린다. 영등포구와 자매결연지인 청양군, 영암군을 비롯 함양군 여주군 당진군 등 약 14개 지자체가 참여해 각 고장의 향토특산물과 농수축산물을 산지 직송 판매한다.품목은 곡류 견과류 떡류 과일?채소류 양념류 축산물(청양 한우, 오골계 등), 수산물(영광굴비 젓갈류 황태 등)과 지역특산물(알구기자 상황버섯 꿀 등)등이다. 구 관계자는 “시중가격에 비해 약 20%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식품의 경우 국산품만 취급하도록 하는 등 품질에 대한 사전 점검을 하고 있어 구민들이 안심하고 쇼핑할 수 있다”고 했다.◆ 전통시장 활성화 노력 구는 이와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지역 내 6개 전통시장에 총 사업비 4억 4천여 만원을 들여 그동안 임시방편으로 보수해왔던 건물 내 ? 외부를 전면 도색하고 비가림 시설보수, 전기?가스?소방 안전시설 정비, 화재예방용 CCTV 설치, 노후 화장실 개선 등을 실시하여 상인들과 시장을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 또 매월 하루를 '전통시장 가는 날'로 지정해 구청 직원들이 전통시장상품권을 구매하여 퇴근길, 시장에 들러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도록 적극 독려하고 있다.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은 "대형마트, ssm 등의 급속한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에 활력과 희망을 북돋워 줄 수 있도록 시장의 자생력 제고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전통시장을 ‘즐거운 테마’와 ‘최상의 신뢰’가 있는 고객과 상인들이 한 가족이 되는 '명품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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