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사]능력본위 젊은 피 중용, 삼성이 달라진다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최고의 실적을 낸 삼성이 이를 반영한 최대 수준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여성과 외국인 임원이 중용됐으며 주력 계열사에는 글로벌 경영역량이 있는 인재들이 부사장급으로 대거 중용돼 이재용 부사장의 장기적 경영 밑그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이다. 삼성은 전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16일 각 사별로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최고의 실적을 낸 만큼 부사장 승진 32명, 전무 승진 88명, 상무 승진 260명 등 총 380명이 승진했다.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 부사장 체제로의 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단행된 인사여서 눈길을 끈다. 이 부사장의 복심들로 경영진이 채워진 가운데 임원진에도 젊은 인력을 배치해 역동적인 삼성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 역시 큰 폭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총 177명의 임원을 승진시켰으며 이 중 부사장은 12명 전무는 39명이다. 신규선임된 임원만 126명에 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위기때는 강하게 조직을 혁신하고 위기대응형으로 전환하지만 실적을 낸다면 승진으로 보답한다는 삼성의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단행된 사장단 인사가 세대교체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면 이날 임원인사를 통해서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갈 실질적인 역량을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인사지도'를 통해 이 부사장이 품고 있는 장기적인 경영계획도 일정정도 읽어낼 수 있다는 평이다. 이 부회장의 시각은 일단 글로벌 시장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부사장급에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대거 배치했다. 컴퓨터시스템사업부장 남성우 신임 부사장은 경영혁신 전문가로 삼성컴퓨터를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시킨 장본인이다. PDP사업부장 홍창완 신임 부사장은 PDP TV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 공을 높이 평가받았으며 글로벌마케팅실장 이종석 부사장은 해외 유수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무선 구매팀장 김재원 부사장 역시 구매프로세스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뒤는 연구개발 인력들이 받친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에만 지난해보다 14명 늘어난 38명의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전영현 신임 부사장은 입사 후 줄곧 D램 개발을 주도한 핵심 임원이며 생산기술연구소장 김철교 신임 부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생산기술연구소장을 맡아 제조혁신을 주도해 왔다. 이 외에도 삼성코닝정밀유리,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 전자부문 계열사들 역시 R&D 핵심 인력들을 대거 전진배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격화될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편 새 진용을 갖춘 삼성은 계열사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내년 경영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8, 19일 양일간 수원사업장에서 세트제품 부문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 후 22일에 기흥사업장에서 부품부문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LED 등 대부분 전자 계열사들도 장기 연휴에 들어가는 23일이전까지 전략회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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