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고공행진' 11월 급등 일시적일 수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11월 생산자물가가 예상 외의 급등세를 보이면서 15일 뉴욕 증시가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작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던 것. 하지만 생산자물가가 급등했다고 해서 당장 연준의 태도가 변화할 지는 미지수다. 월가에서는 11월 생산자물가 상승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인 부분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11월 생산자물가는 0.8%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1.8% 증가를 기록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11월 내내 배럴당 75달러를 웃돌며 올해 최고 수준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자물가 상승은 당연해 보인다. 미 노동부도 휘발유 가격이 11월에만 14.2% 뛰었다며 생산자물가 상승의 최대 요인으로 지적했다.12월 들어 WTI 가격이 9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가파른 조정을 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12월 생산자물가는 11월에 비해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11월 급등이 일시적일 수도 있는 셈.또한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이되기까지에는 시차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현재 소비자 수요 회복이 확실치 않아 기업들이 생산자물가 상승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까지 전이시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제품 가격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업들이 택할 수 있는 카드가 결국 감원 등 비용 절감 밖에 없고 이는 고용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0.5%나 된다는 점은 분명 우려할 만한 수준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예상 외의 -0.6% 하락을 기록했었다는 점에서 제자리를 찾은듯 하다는 판단이다. 스카우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윌리엄 그레이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와 같은 물가 지표를 2개월 이상 보게 된다면 투자자들에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말해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물가 상승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2주전 공개된 베이지북에서 물가 상승률이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최근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같은 입장을 잇달아 피력한 바 있어 당장 연준의 물가에 대한 판단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쨋든 생산자물가 급등으로 FOMC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이날 제조업 지표는 엇갈렸다. 뉴욕 제조업 지수는 예상 외의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낮은 수준이기는 했지만 5개월 연속 기준점을 웃돌았고 11월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은 기대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주택 구매에 대한 세제 혜택이 내년 상반기로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가 예상 외의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16일 발표될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건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게 됐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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