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뒤집어보기]롯데쇼핑 '공격' 현대百 '내실' 신세계 '중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공격수와 수비수, 그리고 미드필더. 축구 경기의 포지션처럼 특색있는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의 경영전략은 재무제표 속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유통업계의 전형적인 공격수는 롯데쇼핑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자산총계는 2008년 말 13조3037억원에서 2009년 3분기 말 14조7012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부채총계는 4조4730억원에서 5조3314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8조8306억원에서 9조3697억원으로 5000억원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자산 증가분 중 부채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은 쉽게 말해 '빚을 내 투자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위험'이란 공식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유동성이 뒷받침되고 있고, 현금확보도 어느 정도 돼 있기 때문이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격적인 사업확장에도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며 "연간 1조원이 넘는 영업현금흐름과 11.4%의 낮은 순부채비율, 37.5배의 높은 이자보상배율 등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실적도 괜찮은 수준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매출액은 작년 누적3분기(7조6450억원)에서 8조3289억원으로 늘었다. 누적 영업이익도 5551억원에서 6183억원으로 성장했다. 기존 기대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은 롯데쇼핑과는 달리 수비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말(3462억원)에 비해 23.54% 감소한 2647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총계는 2조4206억원에서 2조5901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부채총계는 9227억원에서 9274억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는 모습이며 자본총계는 1조4978억원에서 1조6627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는 빚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다른 의미로는 투자로도 볼 수 있기에 현대백화점은 빚을 내 위험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빚을 갚고, 소유한 돈으로 확실한 투자만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경청호 부회장이 "지난 2003년 정지선 회장 부임 이후 공격경영을 할지 내실 위주 경영을 할지 고민했었다"며 "결국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삼았고 이로 인해 회사가 안정을 찾았으며, 이제는 연간 6000억원 이상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됐다"라고 밝힌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현대백화점은 불경기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액과 영업이익 사이의 항목을 따져보니 급여, 상여 등 인건비와 각종 판관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분자를 키우기보다는 분모를 줄이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는 기업으로서 정도(正道)를 걷고 있다. 나쁘게 말하면 성장이 너무 느리다고도 볼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천천히,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 업황의 부진으로 올해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면서도 "매출성장세 회복, 이마트 이익률 개선, 중국사업 활성, 백화점 가치 상승 등 의 이슈를 내년에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손윤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2009년까지 부동산 매입 및 신규 백화점 출점 등 주요투자를 완료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익의 수확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며 백화점 부문의 마케팅비용 안정화와 입점 업체에 대한 협상력 강화 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재무제표 중 눈에 띄는 항목은 상품권 부채다. 유동성부채 항목 중에 속해 있는 상품권 항목은 원래 3분기에 크게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추석 때 공급한 상품권들이 아직 매출로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백화점(19.66%), 롯데쇼핑(40.56%) 등과 비교했을 때 신세계(63.27%)의 상품권 부채 증가율은 월등하게 높다. 상품권은 경영자 입장에서 회수율이 매우 높은 잠정적인 매출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품권 시장에는 신세계가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재무제표 상으로 드러난 유통3사의 경영전략은 판이하게 다르다. 현재는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5년 후에 주가와 실적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 줄까. 공격이 최선의 수비가 될 지, 수비가 최선의 공격이 될 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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