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끄는 통합 리더십, 한국인터넷진흥원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지난 7월 발생한 DDoS(분산서비스거부)공격 대란은 인터넷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하는 계기가 됐다. 주요 공공기관과 은행, 포털 등의 사이트에 접속이 지연되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 사건은 인터넷이 인간 삶의 모습을 바꾸는 '혁신의 도구'인 동시에 위험도 내포돼 있는 '양날의 칼'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이 칼을 다루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요즘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원장 김희정)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이 통합해 지난 7월 23일 공식 출범했다. 7ㆍ7 DDoS 대란이 일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정보침해사고 예방 및 대응 기능과 인터넷 주소자원관리, 글로벌 IT협력 기능을 총괄하는 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7월 23일 한국인터넷진흥원 창립기념식에서 김희정 원장(오른쪽)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원기를 전달 받아 흔들고 있다.
통합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업무 영역은 '인터넷'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포괄하고 있다. 인터넷서비스 활성화, 인터넷주소자원 관리, 해킹대응, 전자서명, 정보시스템평가, 개인정보 침해 및 불법유해정보 대응, 해외진출 지원 등을 담당하는 '인터넷 전담기관'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통합 KISA의 출범과 동시에 광활한 인터넷 영토를 항해하는 조타수의 역할을 맡은 이는 김희정 원장이다.
◆통합기관 소통위해 뛴다KISA는 출범과 함께 기존 3개 기관의 3실 8단 3센터 1사무국 44팀 조직 중에서 중복되는 경영지원기능 등을 대폭 통합해 4본부 1센터 7단 39팀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총 인원은 500여명이고 예산은 1300억원 규모다. 특히 7ㆍ7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계기로 정보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오는 2010년의 예산은 더욱 증액될 예정이다. 김희정 원장은 통합되는 각 기관의 업무였던 정보보호, 인터넷진흥, 국제협력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본부장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KISA 업무를 시작했다. 또한 DDoS 공격을 계기로 인터넷침해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인터넷 침해사고지원센터를 본부장급으로 확대 개편하고 코드분석팀을 신설하는 등 정보보호 인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 기관의 통합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한 관계자는 "조직 개편이 완료됐다고 하지만 각 기관 출신들의 알력이 있을 수 있어 이같은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출신의 김 원장이 정보보호 및 인터넷 분야의 비전문가라는 지적도 들린다.김희정 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취임 일성으로 '융합'을 강조했다.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선도하는 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내 '융합'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김원장의 목소리다. 김 원장은 "각각의 조직이 수행하는 고유 기능과 역할을 단순히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융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진흥원 직원 한명 한명이 자신의 직무에 창의적 달인이 될 수 있도록 인재 육성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윤리경영으로 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김 원장은 또한 지난 9월 '한마음 도약 TFT'를 조직해 세 기관의 유기적 융합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은 작은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KISA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면 컬러링으로 KISA 로고송을 들을 수 있다. 작은 부분부터 '한 조직'이라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과 소통 통해 그린IT 실현김희정 원장의 리더십이 발휘되는 곳은 조직 내부만이 아니다. 김 원장은 적극적으로 KISA를 알리고 홍보하는 일에도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터넷전담기관으로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그린IT'라는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김 원장의 생각이 반영돼 있다.
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김희정 원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송파구 거여동 지역주민에게 사랑의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가 정보화시대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최근 디도스 대란에서 알 수 있듯이 역기능도 적지 않다"며 "클린PC, 정보보호 등을 통한 그린IT 실현에 KISA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KISA의 역할을 통해 자원까지 절감하는 '그린 IT'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것이다. 김 원장은 임직원을 이끌고 '사랑의 밥차' '연탄 나르기' 등의 봉사활동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임직원들은 다양한 외부 봉사활동을 통해 KISA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KISA는 이 같은 김 원장의 의지를 바탕으로 지난 11월 '국민과 함께 선진 인터넷을 실현하는 글로벌 리더'를 비전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 및 방송통신융합 가치창조와 진흥'을 미션으로 정해 대한민국 인터넷전담기구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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