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권오남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H3>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여기가 바로 외화벌이의 현장입니다."지난달 30일 외국인전용 카지노 세븐럭 강남점에서 만난 권오남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64ㆍ사진)은 자신의 일터를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2005년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로 설립돼 올해 창립 4주년을 맞는 그랜드코리아레저. 이미 지난달 올해 매출 목표액 4000억 원을 조기달성하며 4800억 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곳은 해외 관광객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일등 공신이 되고 있다. 연일 해외 VIP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몸소 발 벗고 뛰고 있는 '외화벌이의 선봉장' 권 사장을 만났다.◆"투명성과 공정성이 카지노 최고의 경쟁력"TV나 영화를 너무 많이 봤던 걸까. 의례 카지노라고 하면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여기저기 술에 취한 이들의 고성이 울려 퍼지고 짧은 머리의 험상궂은 아저씨들이 눈을 번뜩이는 모습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날 방문한 세븐럭 카지노의 첫 인상은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실내 장식 아래 조용히 게임을 즐기는 외국인들로 가득 찬 각각의 테이블에선 카드를 분배하는 딜러들의 손길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과거 카지노는 폭력과 비자금 조성 등의 문제로 말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었지만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생각은 완전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저도 와서 보니 이렇게 투명하고 깨끗한 사업이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도 건전하고 깨끗하게 운영해야겠다는 소신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권 사장은 카지노의 최대 경쟁력이 바로 투명성과 공정성이라고 말한다. 고객의 믿음이 없다면 바로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카지노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TV에서 방영된 국내 카지노업체에서 일어난 부정행위 영상을 전 직원들에게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정신 재무장을 강조했다."물론 우리 회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카지노 사업이라는 특성상 안타깝지만 부정적 이미지가 많아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게 했습니다. 조금의 실수라도 몇 배의 처벌을 적용해야 하는 곳이 카지노거든요."
◆"손님을 즐겁게 하라, 그것이 바로 정답"최근 '현장경영'을 강조하는 CEO들이 늘고 있다. 권 사장 또한 직접 현장을 직접 돌며 직원들을 독려하는 현장경영형 CEO이다. 1주일에 1~2번씩 매장을 도는 것은 권 사장이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일 중의 하나다. 직접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매장 손님들이 불편한 것은 없는 지 일일이 체크한다. 심지어는 휴일인 주말 저녁에까지 매장에 나와 한 바퀴 둘러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는 업무의 연장이 아니라 본인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고."카지노가 365일 24시간 문을 여는 공간이다 보니 직원들의 고충 또한 클 것이라고 생각해 격려한다는 차원에서 직접 나와 매장을 살펴보게 됐습니다. 사실 시작하게 된 동기에 처음 사장에 부임했을 때는 업무를 빨리 익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이제는 나오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손님이 꽉 찬 매장을 보는 것만으로 엔돌핀이 솟아난다니까요."사장이 직접 매장 직원들을 챙기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주변에서 만류할 지경이다. 사실 권 사장은 매일 매장을 돌고 싶어 하는데 지금도 겨우 말려 주당 1~2회로 줄였다는 후문이다. 말릴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바로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직원들에게 절대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돈을 잃은 딜러에게도 문책 같은 건 없어요. 손님을 즐겁게 해야 하는 업종인데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서비스가 제대로 될 리가 없죠."
◆"노름요? 고스톱도 못 치는 걸요"슬쩍 카지노 게임 실력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고스톱조차 못 친다는 대답이 나왔다. 카지노 사장이면서 국민적 놀이라는 고스톱도 못 친다니 의외의 말이었다. "아버님께서 워낙 노름을 좋아하셔서 어머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한테는 노름의 '노'자도 꺼내지 못하게 엄하게 교육을 시키셨습니다. 이곳에 부임해 사장이니 카지노 경험도 해봐야 한다고 주변에서 권유해 라스베가스를 갔을 때 한번 100달러를 갖고 바카라를 해봤는데 금방 200~300달러를 따니 갑자기 겁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어요."권 사장도 처음 사장으로 부임할 당시 게임 룰조차 모른다는 점을 걱정했으나 곧 어차피 외화 획득이라는 본질은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 무역관장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대표를 거치면서 해외 고객을 끌어들이는 일이 바로 자신의 주 업무였기 때문이다."라스베가스에서 시저스팔래스호텔 사장을 만났는데 나는 30년을 해외에서 중소기업 수출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 카지노업계는 처음이라고 그에게 말하니 그 사람 또한 자기가 기자 출신으로 카지노 게임 못 하는데 카지노 업계 기사 쓰다 보니 영입됐다고 말하더군요. 사실 경영이라는 것은 매니지먼트라는 차원에서는 다 같은 맥락이거든요. 이곳에서도 제가 할 일이 바로 해외 고객을 유치하는 일입니다."이어 그는 카지노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안타깝다며 우리나라 카지노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가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우리나라 경제의 활로를 뚫는 신 성장 동력 고부가 서비스산업이거든요. 원자재 수입 없이 고용을 창출하고 내수 연관 산업을 돌아가게 하는 등 이런 외화벌이 산업이 어디 있겠습니까?"<center></center>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부장 동행취재정리 =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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