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원 짜리 와인 선물의 의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올 봄 계열사 CEO 5명에게 선물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30일 발표된 신세계그룹 인사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름과 동시에 그동안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양쪽에서 맡아 왔던 석강(60) 대표와 이경상(60) 대표가 나란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입사 동기이기도 한 두 사람은 앞으로 3년간 상임고문으로 본사에 출근해 정 부회장의 경영자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백화점부문 대표에 센텀시티점장인 박건현(53) 부사장이, 이마트부문 대표에는 ㈜신세계푸드 최병렬(60) 대표가 각각 내정됐다.박 내정자는 영남대를 졸업하고 1982년 신세계에 입사, 광주신세계백화점 점장과 신세계 백화점부문 본점장을 거친 인물. 최 내정자는 목포고를 졸업하고 1974년 신세계에 입사해 이마트 분당점 점장과 이마트부문 판매담당 상무 등을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물러난 두 명의 대표와 새로 임명된 한 명의 대표의 나이가 모두 같다는 점.이날 인사에서 자리 변동이 없었던 최홍성 조선호텔 대표와 이석구 스타벅스 대표 등을 포함한 5명은 다함께 지난 5월 정 부회장으로부터 1949년산 프랑스 메독 지역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샤토라투르'를 환갑 선물로 받았다."좀 더 두었다가 칠순 생일날 마셔야 겠다", "너무 아까워서 절대 못 마실 것 같다" 등 선물을 받은 5명 모두가 크게 기뻐하고 감동을 받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하지만 시중 가격이 병당 1000만~12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와인을 선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부에서는 정 부회장이 연배가 더 높은 계열사 사장들을 세심히 챙기는 모습 자체가 오너로서의 확실한 자리굳히기라는 뒷말이 잇따랐다. 공교롭게도 이튿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세계 PL(Private Label) 박람회'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PL 사업 강화 및 경쟁사와는 다른 성장 전략 등을 강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그룹 2세 경영자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드러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한 와인업계 관계자는 "당시 국내에는 1949년산 샤토라루트가 단 한 병 밖에 없어 정 부회장이 여기저기 해외시장을 수소문해 들여왔던 것으로 안다"며 "아무리 그룹 오너라도 병당 12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와인을 애써 선물할 정도라면 (받는 분들을) 매우 각별하게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 게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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