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 자사주 매입 나선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호남석유화학(호남석유)이 KP케미칼과의 합병을 앞두고 매수청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설 방침이다. 16일 증권업계와 호남석유에 따르면 KP케미칼과 합병절차를 밟고 있는 호남석유가 최근 주가 부진으로 합병 실패 가능성이 대두되자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합병을 성사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현재 매입 규모와 시기 등을 조율 중이다. 자사주 매입안은 이르면 다음주쯤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호남석유가 자사주 매입 카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매수청구가격과 현 시가 간 괴리 때문이다. 현재 호남석유 주가(15일 종가 8만8500원)는 매수청구가인 9만3883원보다 5.73% 낮다. KP케미칼 주가 역시 매수청구가격 8264원보다 10.21% 낮은 7420원을 기록 중이다. 호남석유와 KP케미칼은 합병에 반대하는 매수청구 규모가 총 2000억원이 넘을 경우 합병 결의가 취소될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합병관련 반대의결권을 속속 행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석유 지분 0.38%(12만756주)를 보유하고 있는 푸르덴셜자산운용은 오는 23일 호남석유 주총에서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했다. 이 운용사는 또 KP케미칼 주총에서도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KP케미칼 지분은 0.03%(2만7510주)다. 우리자산운용도 호남석유와 KP케미칼의 합병안건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우리자산운용의 호남석유 및 KP케미칼 주식은 각각 8736주(0.03%), 3만2253주(0.03%)다.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들이 의결권 행사 공시가 시작단계인 만큼 반대의사 지분은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시가가 매수청구가보다 계속 낮게 형성된다면 운용사측의 반대 의결권은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호남석유의 자사주 매입 검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호남석유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 안정화를 통해 합병 성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으로 발행되는 신주의 수를 줄일 수 있어 주주가치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대주주의 지분율 하락이 줄어들어 책임 경영 강화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조승연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매수청구권 가격으로 한다고 가정하면 1.7%, 1000억원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면 3.4% 수준의 주주가치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며 "대주주 지분은 50.70%에서 51.46%, 52.24%로 0.76%, 1.54%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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