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X-레이]유증 '대박'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이닉스 대박에 열광…파루 유증 소식에 사흘째 급락

가수 양수경과 배우 견미리가 코스닥 상장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원 안팎의 주식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는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의 유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유증은 양날의 칼과 같다. 납입일 부터 신규 상장일 까지 약 2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 해당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주식을 팔수도 없기 때문에 앉아서 손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유증 참여 결정을 내리기 까지 많은 위험 요소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지만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현 주가 대비 할인율과 주가 챠트만을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아시아경제신문은 14일부터 [유증X-레이]를 통해 상장사들이 증권신고서에 밝힌 자금의 사용목적과 투자위험요소 등을 살펴보면서 유증 종목 본격 해부에 돌입한다.상장사들은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권으로부터의 차입 보다는 유상증자를 선호한다. 투자자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현 주가 대비 할인된 금액으로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해볼 만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상장사 가운데 유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신규사업 투자라는 명목 하에 경영진들의 뱃속을 채우거나 엉뚱한 곳에 투자 손실을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유증 자금의 투자 실패는 곧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손해는 투자자들이 떠안게 된다. 때문에 유증 참여를 원한다면 해당 상장사에 대한 분석이 더욱 절실하다. 우선적으로 살펴볼 사항은 유증 자금 사용 목적이다.대부분 코스닥 상장사는 운영자금 조달 및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시설자금 조달 등을 명목으로 유증에 나선다. 사용 목적을 기타자금으로 밝히며 불분명하게 밝히는 상장사는 할인율이 매력적인 수준이라 하더라도 기피할 필요가 있다.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라 밝힌 상장사도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없다. 일부 상장사 경영진 가운데는 머니 게임을 위해 상장사를 인수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 유증을 통해 자금 조달 후 유령회사를 설립, 매출이나 영업익이 거의 없는 유령회사가 비전이 좋다며 회사 가치 대비 몇 배의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하고 인수 대금 가운데 일부를 자기 주머니로 챙기는 경영진도 있다. 대박 사례가 언론을 통해 더욱 많이 소개되다 보니 '유증=대박'이라는 공식으로 기억하는 투자자들도 있으나 실제로는 하이닉스와 같은 유증 '대박' 보다는 유증 '쪽박'이 더욱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유증 대박 신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하이닉스 채권단은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3516억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 유증을 결정했다. 당시 발행가액은 5400원으로 결정됐다. 5400원에 신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은 지난 1월14일 증자대금 납입 후 신주가 상장되는 1월30일까지 2주 만에 6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이닉스 유증 대박 소식은 이후 유증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 계기로 작용했으나 유증 성공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 상장사는 매력적인 할인율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유혹했음에도 청약 결과 자금조달이 100% 성공하지 못했을 뿐더러 현재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신주 상장과 함께 정리하지 않고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들은 투자금을 허공에 날릴 위기에 처한 셈이다. 신주 발행가액이 현 주가 대비 할인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상장사 가운데 실적 개선을 통한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보다는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로 재무 안정을 꿰하는 곳도 있다.조달 자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이용해 실질적인 회사 가치 증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례도 비일비재 하다는 설명이다.유증은 기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도 일반 투자자들은 유증 결정 공시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손세정제 업체 파루는 신종플루 수혜주로 거론되며 급등세를 이어갔으나 대규모 유증 소식에 급락세로 전환했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상승세가 꺾이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유증은 기존 주주들과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다. 매력적인 만큼 위험도 크다. 증권 전문가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본다면 위험은 줄이고 수익률은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증권신고서 뿐만 아니라 회사 재무제표와 내재 가치를 살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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