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당 대표 잰걸음 행보.. 당면한 3대 과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당 대표직을 승계하자마자 잰걸음을 거듭하며 의욕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9월 정기국회와 정치개혁, 10월 재보선 등 당내외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집권여당 대표로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선 그가 얼마만큼의 정치력을 보여줄 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정 대표는 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가지라도 제대로 하겠다. 우리 시대는 지금 서민과 약자에 대한 보호를 한나라당에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국정 2기 모토인 친서민 정책을 강화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재벌색 빼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취임 첫날을 맞아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 친서민 행보를 시작한데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차례로 찾아 인사했다. 9일에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첫 당청회동을 갖고 개각 이후 인사청문회와 국정 감사 등 정기국회 현안을 논의했다. 정 대표가 당면한 과제는 크게 3가지. 첫 번째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당내외 외연 확장에 성공할 수 있느냐이다. 정 대표는 6선의 중진의원이지만 당 경력은 일천하다. 1990년 민자당에 입당한 뒤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대선출마를 위해 만든 통합국민당에서 활동했다가 2002년 본인의 대선출마를 위해 만든 국민통합 21등이 당 경력의 전부다. 친이 친박으로 양대 계파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한나라당 내의 지분은 거의 없다. 지역구를 물려받은 안효대 의원과 신영수 의원, 처조카 사위인 홍정욱 의원 전여옥 의원 등이 친 정몽준 계열로 분류된다. 그러나 외연확장에 나설 경우 견제를 받을 수 있어 고민스럽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도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함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와 더불어 차기 대권 경쟁이 벌써부터 불붙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에 출연, "정 대표의 본인의지와 상관없이 여권이 대권구도로 변할 수 있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가세하면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대권주자로서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 '친이' '친박' 갈등구조를 조화롭게 헤쳐나가느냐도 시험대다. 박희태 전 대표가 원외의 한계속에서도 관리형 대표로서 계파갈등을 무난하게 이끌어왔지만, 조기 전당대회 등을 둘러싼 갈등소지는 여전하다. 당 대표지만 전당대회를 통해서가 아니라 승계형식이어서 얼마나 힘을 낼수 있느냐는 것.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희태 전 대표가 계파갈등 해소를 두고 노력했지만 아쉽다고 했다.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저도 노력하겠다. 많이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범 친이계이지만 당내 계파에서 일정부분 자유로운 정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면 계파갈등의 틈바구니속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공 최고위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당하게 들어왔으면 힘을 받을 수 있을 텐데 대표직을 승계한 것이어서 당내외 현안에 대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있다"면서도 "지도력을 발휘하고 역할을 잘해낸다면 평가가 있지 않겠느냐, 정 대표가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중립성향의 한 재선 의원도 "그동안 계파 갈등을 지켜본 당사자로서 무리할 리가 없지 않느냐. 큰 문제없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계파화합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는 10월 재보선이 임기중 맞이하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취임 후 바로 민생현장을 찾은 것도 10월 재보선과 무관치 않다는 정치권의 해석이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선거제도,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개혁 과제 달성은 정몽준 체제의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 선거제도ㆍ행정체제 개편 등 하나하나가 국가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라면서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의 유ㆍ불리를 떠나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한 정치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정치개혁 과제를 위해서는 경색된 대야 관계를 푸는 것이 우선순위임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야당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하고, 야당과 소통하는 마음도 변화돼야 한다"며 전향적인 자세로 야당과 협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양혁진 기자 y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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