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전 회장 칩거깨고 법적투쟁 선언(종합)

박삼구 명예회장 퇴진 요구

박찬구 전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한달 가까운 침묵 끝에 '법적투쟁'을 선언하며 공개적인 행보를 재개했다. 1일 박찬구 전 회장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산지는 담화문을 통해 "박찬구 회장은 지난달 11일 박삼구 회장을 포함한 이사들을 상대로 ‘첨부문서’를 발송한 바 있는데, 그로부터 상당기간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답변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확실시 했다. 박 전 회장측은 "지난 7월 28일 박삼구 회장의 ‘거수기’로 전락해버린 이사회 결의에 의해 해임이 강행되었는데, 신중하고 사려 깊은 성격의 소유자인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이의 위법성과 부당함을 자인하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사태해결에 임할 것을 기대했다"면서 "박삼구 회장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오히려 박찬구 회장에 대한 일방적 매도, 진실을 은폐한 언론플레이, 심지어 박찬구 회장의 의사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향후 법적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하는 오만한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사회가 거론한 ‘해임사유’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박 전회장측은 박삼구 회장이 해임의 첫째 사유를 ‘재무구조개선약정서 날인거부’, 둘째 사유를 ‘다른 대표이사의 인감 반환거부’를 들었다며 박찬구 회장이 약정서 날인을 거부하고, 대표이사 인감을 보관한 것은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라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실패 책임을 금호석유화학과 타 계열사에 전가하려는 일련의 위법행위로부터 주주 및 임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회장측은 지난 6월경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회장으로부터 금호석유화학을 대리해 주거래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날인할 권한을 위임한다는 ‘위임장’에 서명날인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받았으나 금호석유화학이 왜 재무구조개선약정에 서명해야 하는지, 서명을 하면 어떠한 의무와 책임을 지게 되는지’ 등에 관해서는 한마디 설명이 없었고, 심지어 대표이사인 박찬구 회장에게 약정서 자체를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무리한 풋백옵션 의무와는 관련이 없는 금호석유화학이, 주주 및 임직원 입장에서의 검토 한번 없이, 일방적 의무만을 부담할 것이 자명한 약정서에, 게다가 내용조차 읽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배임행위’라는 판단이 들었으므로, 재무구조개선약정서 날인을 거부하고 대표이사 인감을 보관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회장측은 "박삼구 회장이 추구한 외형추구 일변도의 독단적 경영권 행사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어 왔고, 지금 금호그룹에 닥친 유동성 위기 앞에서 박삼구 회장의 경영책임 가시화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결국 박찬구 회장을 ‘희생양’으로 삼아 축출하려는 시도가 바로 이 사태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며 박삼구 금호 명예회장의 퇴진을 재차 촉구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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