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시장이 저점대비 많이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성과급까지 기대할 분위기는 아닙니다.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이 언제든 '팔자'로 돌아설 수 있는데다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니까요"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난해 10월 938까지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가 최근 연고점을 수차례 갈아치우며 1600선 턱밑까지 왔지만 증권가 분위기는 뜨겁다기보다 잠잠하다.가파른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 확신이 들지 않는데다 최근의 지수 상승세에 비해 거래대금과 거래량 증가세가 주춤, 증권사들의 수익이 지난 1분기(4~6월)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 18일 코스콤에 따르면 1600선 회복을 눈앞에 둔 코스피 지수(17일 종가 기준)는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64.92% 올라왔다.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 2007년 최저점(2007년1월10일 1355.79) 대비 최고점(2007년 10월31일 2064.85) 상승폭인 52.29%보다도 무려 12.6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상승장의 중심에 있는 증권사 임직원들은 2007년 당시와 같은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07년은 사상 유례없는 상승장였지만 당시의 경험 때문에 지금은 눈높이가 더 높아진 상황"이라며 "게다가 실물경제가 완전히 살아난 상황이 아니고 주가는 그보다 앞서 급상승해왔기 때문에 경계하는 분위기가 많다"며 "요즘 장에서 당시와 같은 희망에 찬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A대형 증권사 역삼지점의 지점장은 "개인과 기관이 활발히 참여해 수익을 냈던 2007년에 비해 최근에는 외국인 중심 장세인데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규모가 작아 거래수수료 수익이 크게 날 것 같지는 않다"며 "증권사가 받는 거래수수료와 성과급은 비례하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실제 7,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5조5720억원, 6조6249억원으로 지난 4~5월의 7조원대 였던 것에 비해서 감소했다. 역대 최고점을 넘어서던 2007년 10월 말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2364억원에 달했다.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낸 증권사들도 과감한 성과급 보따리를 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1분기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냈다는 모 증권사의 관계자는 "7월에 성과급을 받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지난해 세계적 경기침체로 고비를 넘겼고 올해도 영업환경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어 과감히 성과급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를 다루는 영업직원들의 소외감은 더욱 심하다. 지수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면서 가지고 있던 펀드의 환매에 나선 투자자기 때문. 한 증권사 자산관리사(PB)는 "금융위기 이후 펀드에 관해 손을 놓고 있던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펀드 환매를 하는 사례가 많다"며 "새로 펀드에 들겠다고 오겠다는 고객도 많지 않아 지수가 상승해도 즐거운 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4~5월 상승랠리를 펼치며 기대 이상의 1분기(4~6월) 성적표를 받은 증권사들의 향후 수익도 불안한 부분이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가 올해 분기 기준으로 최고의 성적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상승으로 시가총액은 당시에 비해 올라갔지만 지금은 대형주 중심의 장세로 회전율이 훨씬 떨어지고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약 40%정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손바뀜이 활발하지 못한만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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