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서 김민준은 파격적인 파마머리를 하고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반적인 파마가 아니라 짧은 머리카락을 바짝 꼬아 거의 흑인 헤어스타일에 가까웠다. 여기에 소위 ‘라이방’이라고 불리는 선글라스까지 착용하니 그 품이 신선하고 볼만하다.“준석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조직폭력배 세계에 뛰어들어 중간보스에 오르는 과정이 있잖아요. 그때 비주얼로도 공감을 살 수 있도록 헤어스타일을 바꿔야 하는데 저나 스태프들 모두 고민 많이 했어요. 생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 얼굴에 이런 스타일이 어울리기나 할까 싶었죠. 그게 첫 촬영에서의 모습인데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획기적이었던 것 같아요.”곽경택 감독에 따르면 드라마의 실제 주인공 준석의 헤어스타일이 그랬다. 게다가 준석이 중간보스로 등극하면서 뭔가 범접할 수 없는 강렬한 인상과 포스, 겉모습만으로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스타일이 필요했다.이에 김민준은 곽 감독과 함께 헤어스타일에 대해 의논했는데, 문제는 어울리는 것을 떠나 이 스타일을 누가 만들어줄 것이냐 하는 것에 봉착했다.“감독님 머릿속에는 이 스타일이 있는데, 문제는 부산에 그 스타일을 만들 수 있었던 분이 지금 안 계신다는 거예요. 가뜩이나 파격적이어서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연출조차 안 된다니 난감했죠. 서울에 올라와 제가 다니는 미용실 원장님과 의논을 하던 끝에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기어이 그 헤어스타일을 완성한 거죠.”그 상태로 부산까지 가야할 판인데 내려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김민준은 사진을 찍어 곽 감독에게 전송했다. 사진을 보고 날아온 곽 감독의 답변은 “죽이네, 그걸로 가자”였다. 스스로도 의아해 하며 과감하게 시도한 헤어스타일이 금방 마음에 들더라며 김민준은 곧바로 부산을 내려가 촬영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김민준의 담당 매니저는 뜻하지 않게 ‘마루타’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안 나오면 다시 해야 하는데 배우로서 여러 번 할 수 없어서 먼저 매니저가 시범 케이스로 나선 것. 덕분에 준석의 곱슬머리 스타일이 탄생했고, 김민준은 그 매니저에게 더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저도 두려울 정도였는데 매니저가 대신 해줘서 수월하게 끝냈죠. 완전 곱슬머리가 된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보고 어찌나 충격을 먹었던지, 한동안 고개를 못 들더라고요. 이 친구 덕분에 만족스런 스타일이 나왔으니 엄청 고맙죠.”김민준은 이 드라마에서 세 번이나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학창시절 스포츠 스타일에, 학교를 나온 뒤 덥수룩한 아저씨 스타일, 그리고 폭력배 중간보스의 위압감이 돋보이는 파마머리다. 그는 “요즘 미용실 가면 붙이고 자르고 꼬고 하는 것이 참 잘되는 시대잖아요. 그런데 이 스타일은 우여곡절이 많아서인지 남달리 애정이 느껴져요”라며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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