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최강전사 SSU 잠수비법

언론사 첫 잠수체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26일 경남 진해 해군작전사령부 안에 위치한 해난구조대(SSUㆍship salvage unitㆍ대장 김진황중령ㆍ해사 40기)를 찾았다. 부대입구에는 수중장비로 무장된 동상이 버티고 있어 해난구조대의 위용을 나타냈다. 교육훈련대 유호휘교무과장(대위ㆍ해사 59기)은 "지옥훈련에 참여한걸 축하한다"며 수중전투훈련장으로 안내했다. 수심 7m깊이를 갖추고 있는 훈련장은 일반 수영장과 별반 다름없어 보였다.

기자가 교관과 수화를 나누며 훈련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쪽 구석에 놓인 스쿠버 장비들과 군기가 가득찬 훈련생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이곳이 훈련장임을 생생하게 말해줬다.

잠수복을 착용한후 35kg이 넘는 산소통과 무게 10kg이상의 납을 허리에 차자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었다. 물안경과 '오리발'을 신고 1.5m 깊이부터 도전하기로 했다. 스쿠버장비로 입으로만 숨쉬어야 한다는 교관의 말과 함께 물에 '입수'하자 수중장비 탓인지 물살이 없는 수영장 안에서도 중심을 잡기 버거웠다. 발을 헛디뎌 몸의 중심을 잃어 당황해 코로 숨을 쉬었다.더욱 더 당황해 호스를 입에서 떼고 허우적거리고 말았다. 그래서 제자리에서 다시 호흡법을 익혔다.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기초잠수훈련장에 입수하는 기자.

서서히 호흡법이 익숙해지자 교관의 지시아래 7m깊이의 물속진입을 시도했다. 깊이 2m 정도 들어가자 귀에 통증오기 시작했다. 수압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었다. 손으로 코를 막고 숨을 힘껏 쉬어 귀로 공기를 내보내는 펌핑(pumping)을 계속하라고 했다. 7m까지 내려가 바닥을 찍고 난다음에는 조금씩 조금씩 수면을 향해 올라갔다. 공중구조훈련을 위해 다이빙대로 자리를 옮겨 하강하기로 했다.

5m, 7.5m, 10m 높이별 훈련이 있는데 가장 낮은 5m에서 먼저 뛰어내리기로 했다. 다이빙대에서 아래를 보니 아래서 위로 보았을 때보다 훨씬 높아보였다. 다이빙대의 높이 5m와 수영장 깊이 7m를 합치니 인간이 가장 공포심을 많이 느낀다는 11m가 됐던 것이다.오금이 저렸다. 교관의 호통에도 몇번이나 망설였다. 결국 교관의 등떠밀림에 뛰어내리고 말았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기본잠수를 하고 있는 훈련병들.

장형진 구조대장(소령ㆍ해사 46기)은 "해난구조대를 지원한 일반병은 수영 국가대표나 스쿠버자격증을 보유한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구조대만의 훈련을 버텨내기란 만만치 않다"면서 "힘든 훈련을 수료한 병사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장병들을 뒤로 하고 간 기초잠수 훈련장. 우주원들이 쓸법한 동그란 모양의 장비 MK-21를 착용한후 10m아래로 내려가 파이프를 연결하고 분해하는 과정을 반복 연습했다. 실전에서 한치앞을 보지 못하는 환경을 미리 적응하기 위해서다.

훈련을 마무리짓고 해상에 나가기 위해 오른 해군고속단정(RIB)이 시속 120km 속도로 물살을 가로질러 40분만에 도착한 곳은 바다 한가운데 잠수보조정 YDT(Yard Diving T) 선상.

305톤급의 잠수보조정에선 대원들의 심해잠수를 위한 훈련이 한창이었다. 순서를 기다리고 실제 바다에 들어가기 위해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대기했다. 깊은 바다에 들어간다는 설레임과 첫 경험이라는 기분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넘버 원 다이버 준비됐나" 교신이 들어왔다. 심호흡을 깊게 하고 "넘버원 다이버 준비됐습니다"

잠수를 하기전에는 긴장과 흥미로움이 교차된 기자. 긴장감이 풀려하지만 쉽지 않다.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한 고정틀은 바닷물을 머리까지 밀어넣었다. 찬바닷물이 잠수복 사이로 들어오면서 금새 한기가 느껴졌다. 1M 내려가자 배위에 사람들이 뿌옇게 보이고 호흡체크와 준비상태를 점검하는 교신이 오고갔다. 수면과 가까웠지만 2노트 정도의 빠른 조류 탓에 한손으로 펌핑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5m아래로 내려가자 귀자 터질 것 같았고,가슴이 답답해졌다. 상대방의 얼굴조차도 이제 조금씩 흐려져가는 순간 옆에는 해파리가 지나가 묘한 감정을 돌게 했다. 11m지점에 다다르자 귓가의 고통은 점점더 심해졌고,1m앞의 상대방조차 보이지 않는 암흑에 상태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배에 장착된 간이 챔버를 경험하고 있다. 수중 15m까지 내려가면 귀가 먹먹한 통증은 물론 가슴도 답답해온다

"넘버 원 다이버, 호흡은 괜찮은가"교신과 함께 암흑천지라는 공포심과 함께 낯선곳에 혼자 서있다는 두려움이 쏟아지는 순간이었다. 고정틀이 수면위로 끌어올려지면서 눈앞에 햇볕이 비출때는 마치 기나긴 동굴에서 막 탈출한 것같은 기분이었다.

유호휘교무과장은 "언론사 처음으로 잠수를 경험한 것을 축하한다"면서 "깊은 바닷속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기술은 물론 나와의 싸움에서도 이겨야 진정한 잠수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사진=KODEF 손민석 사무국장<ⓒ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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