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월가' 연봉 위기 이전 '유턴'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원지인 미국 월가가 다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월가 직원들의 연봉이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직원들 임금으로 200억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직원 1인당 70만달러에 달하는 금액으로, 지난해 36만달러의 2배에 달한다. 또한 2007년 골드만삭스의 평균 연봉이었던 66만달러를 넘어선다. 모건 스탠리도 올해 연봉과 보너스로 11억~14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하워드 첸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가 올해 개인당 2007년의 34만달러에 웃도는 금액을 지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미 고용시장의 한파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월가의 전통적인 높은 연봉이 되살아난 데에는 경기가 곧 제 궤도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부실자산과 투자 실패로 초래된 손실을 올해 내 만회하지 못한다면 높은 연봉 수준은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대규모 구제자금이 금융기관들에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월가가 아직 오래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나 모건 스탠리는 정부로부터 각각 100억달러를 지원받은 바 있다. 이에 은행들은 경쟁력 확보와 직원들 이직 방지를 위해 이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조치가 은행들의 대규모 보너스를 규제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도와 배치되자 또 다른 수단을 모색 중이다. 환수 조항(clawback provision)이 바로 그 예. 은행들은 회사의 장가적인 실적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환수 조항을 첨부해 정부의 규제를 교묘히 피하려 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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