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양대 항공사의 엇갈린 운명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던 유가와 금융 위기에 따른 항공 여객 급감으로 경영 기반에 치명타를 입은 일본 양대 항공사의 운명이 선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회복 속도에서부터 자금 조달 방법, 자금 사용처까지, 그동안 어깨를 나란히 하던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양사의 격차가 한층 더 벌어지고 있는 것. ANA는 1일, 이달 안에 1500억엔 규모의 공모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연비 중형기를 구입, 고객 급감과 유가 급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비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ANA는 올 2·4분기(4~6월)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300억엔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 휴직제도를 확대하고 화물노선을 줄이거나 일부 중단하는 한편, 국제선의 기내 서비스를 유료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비용절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ANA는 자유로운 경영을 위해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같은날 JAL은 정부계 일본정책투자은행과 1000억엔 규모의 융자계약을 맺고 정부 지도 하에 경영 재건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니시마쓰 사장은 "항공수요 회복을 전제로 경영전략을 검토할 계획은 아직 없다"며 "경영을 확실히 개선시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30억엔의 적자가 예상되는 JAL은 융자액 대부분을 예전의 융자금과 사채를 상환하는데 사용할 예정이어서 설비투자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 이날 국토교통상에 불려간 니시마쓰 하루카(西松遙,) JAL 사장은 구제금융에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경영개선계획을 제대로 실현하라는 질타가 되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니시마쓰 사장은 앞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경영개선책을 9월말부터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답변했다. 니시마쓰 사장은 지난해 말, 어려운 회사 사정을 감안해 자가용을 마다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거나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나란히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자신의 연봉도 자진해서 삭감하는 등 경영인으로서의 모범을 보여 세계 언론의 주목을 모은 바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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