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C, '미워도 다시 한번' 헤지펀드 투자재개

200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운용하며 글로벌 투자업계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중국투자공사(CIC)가 인력 채용규모과 투자대상을 늘리는 등 본격적인 투자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CIC는 지난해 잇따른 투자실패 후유증을 톡톡히 겪으며 해외 투자를 사실상 중단해왔다. 올해들어 투자 포트폴리오 수정과 조직개편 등에 나서는 등 체질개선을 마친 CIC가 최근 다시 투자활동에 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CIC는 미국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헤지펀드 부문에 5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30억달러를 투자한 CIC에 70% 가량 손실을 입힌 장본인이기도 하다. 신문은 러우지웨이(樓繼偉) CIC 회장이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투자에 매우 신중했으나 지금은 투자기회를 놓칠까봐 걱정하고 있을 정도라며 CIC가 블랙스톤 외에 다른 헤지펀드에도 투자할 의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인 이튼 파크 캐피털과 폴슨&코는 최근 CIC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CIC는 호주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굿맨그룹에 2억호주달러(미화 약 1억6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CIC에 대규모 손실을 안겨줬던 모건스탠리가 발행하는 12억달러 어치의 신주를 사들였다. 또 CIC는 10억유로(약 14억달러) 가량을 들여 이탈리아 전력회사인 에넬(Enel) 지분 3~5% 인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운용자금만 900억달러에 달하는 CIC로선 매우 공격적인 행보다. CIC는 중국 유일의 재보험사인 중국재보험공사(차이나리) 감시감독권도 보험감독위원회에게서 넘겨받아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200명의 인력을 두고 있는 CIC는 지난 16일 웹사이트를 통해 ▲리스크관리 ▲사모펀드 ▲부동산 ▲인프라 ▲헤지펀드 투자 분야에서 공개채용 계획을 알렸다. 펀드컨설팅사인 Z벤 어드바이저스의 피터 알렉산더 대표는 "그동안 내부 조직 추스리기에 집중했던 CIC가 시장 상황이 호전되니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CIC는 지난해 해외투자 중단 이후 700억달러의 현금을 쟁여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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