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 IT 서비스 업계의 아우성 '변해야 산다'

SW 제작부터 LED, 조명 개발까지 사업 다각화...해외 진출에도 역량 집중

'껍질을 벗어야 생존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국내 IT 서비스 산업이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IT 서비스 업계가 생존 카드로 '변화'를 선택했다. 전통적인 시스템 통합(SI) 사업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급변하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 SW 개발, 컨버전스, U-쇼핑, 조명 등으로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8000억달러(약 1000조원)인 반면 한국 시장은 1.6%(약 16조) 규모에 불과하다(2008년 기준). 특히 올해는 지난 해보다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S, LG CNS, SK C&C 등은 불황 탈출의 해법으로 변화를 통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 위축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행보가 분주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저마다 다른 전략과 기술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각 업체들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면모를 살짝 들여다보자.   <strong>삼성SDS, 모바일데스크로 '움직이는 사무실' 구현</strong>

김인 삼성 SDS 대표

삼성SDS(대표 김인)는 주력 사업인 IT 아웃소싱에서 변신을 꾀하며 모바일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모바일 데스크는 기업용 메일 시스템과 무선으로 연결해 서류결재와 직원조회 등의 업무를 휴대폰으로 처리하는 모바일 오피스 프로그램이다. '푸쉬 이메일(Push e-mail)'로 불리는 기술을 채택해 컴퓨터에서 사용하던 이메일을 휴대폰에서도 사용하도록 해준다. 특히 기업 전산실에 구축돼 있는 실시간 메일중계센터(NOC)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현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보다 보안에서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메일 등의 업무용 기능이 글로벌 기준에 맞춰져 있는 외산 브랜드에 비해 모바일데스크는 글로벌 스탠다드 뿐만 아니라 국내 환경에도 최적화돼 있어서 경쟁력이 높다고 삼성SDS는 자신하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모바일 데스크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해외 진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ERP) 개발업체인 SAP 등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인 '클라우드 컴퓨팅'은 최근 어려워진 사업 환경에서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IT기기나 서버, SW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전망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2012년까지 전체 IT관련 시장의 2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strong>LG CNS, 비즈니스 컨버전스로 신성장동력 시동</strong>

신재철 LG CNS 대표

LG CNS(대표 신재철)는 저수익에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는 기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IT 융합을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컨버전스 시장을 주도하는 사업 분야를 적극 개발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2008년 전통 산업과 I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IT 산업의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전담할 'U-엔지니어링사업본부'도 신설했다. IT 융합 산업이 향후 IT 서비스 사업 영역의 핵심 분야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을 새롭게 만든 것이다. 부사장급 임원이 IT 융합과 관련된 조직을 맡는 것은 국내 IT 서비스 업계에서는 유일하다.   LG CNS 신재철 사장은 "LG CNS는 글로벌 시장에 적극 대응해야 하며, 2006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글로벌 운영 체계가 앞으로 큰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은 LG CNS에 영원한 숙제인 셈이다. 2008년 몽골 울란바타르 교통시스템, 중국 톈진 경전철 연장선, 중국 선전의 선전중국전자빌딩 LED영상광고시스템 구축사업 등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1억7000달러(한화 약 1878억원)의 사업수주를 기록했다. 올해 LG CNS는 전사 매출액의 10%에 이르는 23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고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매출 비중을 5년 이내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strong>SK C&C, U쇼핑 시대 개막하고 빌링 시스템도 강화</strong>

김신배 SK C&C 대표

SK C&C(대표 김신배)는 휴대폰에 기본 탑재되는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 기능을 이용한 'U-쇼핑' 시대 개막을 주도하고 있다. USIM은 3G 휴대폰에서 가입자 인증용으로 사용되는 스마트카드로, 여기에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하고 용량을 늘리면 U-쇼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U쇼핑 시대에는 상품 전단지에 휴대폰을 갖다대면 상품 정보가 화면에 뜨고, 주문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 C&C는 SK텔레콤과 함께 USIM 칩 용량을 기존 144KB에서 1GB로 늘리고, 무선 인식기술(RFID)이 적용된 NFC를 탑재한 차세대 USIM 칩 개발에 나서 최근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NFC는 기존 USIM과 달리 무선인식기술(RFID)이 적용돼 상품이나, 영화포스터 등에 접근시키면 상품 정보나 영화 정보 등을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단순한 결제만 가능하던 것이 이제는 상품 정보까지 확인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SK C&C가 개발한 NFC USIM은 세계 표준 형태여서 글로벌 진출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기관 오범(Ovum)에 따르면, NFC 칩이 탑재된 휴대폰은 2012년이면 3억 6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K C&C는 또한 통신 빌링(Billing) 시스템의 해외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미국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힐리오(Helio)의 영업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SK C&C의 자체 빌링 솔루션 NVIOS는 전 세계적으로 25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의 정보와 마케팅, 과금을 처리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trong> 롯데정보통신, IT 기반의 융합 서비스 적극 개발</strong>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

롯데정보통신(대표 오경수)는 2009년을 '변화와 도전으로 새로운 도약'의 해로 삼고 사업 다각화에 올인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LED 사업이다. 롯데정보통신은 LED 사업 브랜드를 'FIDES'(휘데스, 신뢰와 희망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로 정하고, LED를 단순 조명에서 IT를 접목시킨 감성 조명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실례로 원격 모니터링 및 디밍 제어기능을 위한 원격관리 시스템, 조명의 색과 밝기 등을 사용 용도 및 사람의 심리상태에 알맞게 구현하는 무선 감성조명 시스템, 경관조명, 테마 파크, 교통 표시판 등 특수분야를 위한 LED 사업까지 공략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LED 제조기업 루미리치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이 뛰어난 LED 제품군을 확보한 것은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양사는 가산동 롯데센터에 함께 위치한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해 신속하게 시장과 이슈에 대해 공동 대응해 나가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IT와 융합된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자태그(RFID), 지능형빌딩시스템(IBS), 홈네트워크, 스마트카드 등의 기술을 전통 산업과 결합해 각 산업별 서비스의 경쟁력 선진화를 확보하는데 적극적이다. 백화점 이용 고객이 사은행사 상품권 수령, 모바일 백화점 할인쿠폰 등을 확인하는 '롯데백화점 쇼핑메이트', 학교, 집, 외부 어디서든 원하는 출력물을 원하는 장소에서 출력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개념이 도입된 '이화여대 U-프린팅 시스템'이 대표적인 컨버전스 제품이다. <strong> 현대정보기술, 핵심 사업 고도화로 매출 증대</strong>

이영희 현대정보기술 대표

현대정보기술(대표 이영희)은 도전과 혁신을 통한 글로벌화와 미래가치 창조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동안의 주력사업을 위주로 핵심 사업의 고도화를 통한 매출, 수익 증대는 물론 솔루션 기반의 사업모델 변화를 통해 차별화와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이다.   특히,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성장시켜 나가기 위한 전략 수립에 전사적인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 파키스탄 등에서 금융 SI로 약 10여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온 현대정보기술은 지난해에는 창사이래 해외사업부문에서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성과도 거뒀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대비 10%를 상회하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수출지역도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해가는 한편, 수출분야의 다양화로 해외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또한 u헬스케어, 금융, SOC 등에서 사업 성과를 높여가고 있다. u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지난 20여년간 약 40여개 이상의 대형병원 의료정보시스템과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의 여러 정보시스템 선진화에 앞장섰다. 의료 SI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세스의 표준화, 프레임워크 형태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의료 분야는 업무 표준화가 미비해 고객 입장에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SI업체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대정보기술은 의료분야의 전문성을 체계화, 지식화하고 프레임워크를 자산화해 상품화함으로써 인력 공급 형태의 후진적 사업 행태를 탈피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보과학부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