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팔겠다는 러시아, 그렇다면 중국은?

러시아가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중국이 보조를 맞출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입장이 다른 중국이 미 국채를 줄이겠다고 하기에는 제약조건이 많다고 지적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 허야페이(何亞非)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이 미국 달러를 팔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자오시준(趙錫軍) 중국 런민대 교수는 "중국은 미 국채 보유와 같은 중대한 문제를 함부로 얘기하지 않는다"며 "한번 약속했으면 지키는 것이 중국"이라고 말했다. 15일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의 미 국채 매도가 쉽지 않은 것은 보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이 됐으며 이후 6개월간 1829억달러를 늘려 3월말 현재 7679억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미 국채 매도에 대해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형편이다. 인아오 컨설팅의 토니 위 파트너는 "중국이 막대한 미 국채를 매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채 매도에 따른 가격 하락은 남아있는 중국의 보유 국채 가치를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 아시아ㆍ태평양의 중원췐(鍾汶權) 부회장은 다른 대체 투자자산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채권 매입은 괜찮긴 한데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는게 문제이며 해외 기업 인수합병은 투자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외환보유고 4000억달러 가운데 30%인 1200억달러를 미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외환보유고 2조달러 가운데 7000억달러를 미 국채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0일 미 국채보유를 줄이는 대신 IMF 채권을 100억달러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미 국채 보유고를 줄이는 이유로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염려가 아니라 내부적인 원인을 들고 있다. 러시아가 양대 수출품목인 유가와 금값의 하락으로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자 IMF 채권 매입을 위해 보유 국채를 줄이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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